서울대 치의학대학원 학생들이 실습평가 성적에 들어가는 서류를 집단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학교 측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5일 서울대에 따르면 치의학대학원 4학년 학생 10여명은 올해 1학기 제출한 대학원 실습 평가 서류를 조작했다가 적발됐다. 치과대 학생들은 실제 환자를 돌보는 임상케이스 과목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데, 의료법상 학생이 홀로 진료를 할 수 없어 병원에서 교수나 전공의를 도와 환자를 돌본 후 확인 사인을 받는 절차를 거친다. 적발된 학생들은 사인을 자신이 직접 한 뒤 제출하는 방식으로 성적을 부당하게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령 케이스 10개를 채워야 하지만 이를 모두 이수 하지 않고 일부 사인을 조작해 전부 이수한 것처럼 서류를 내는 식이다.
치대 실습과목 케이스 점수는 성적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서울대 재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는 자신을 치의학대학원 4학년으로 소개한 학생이 부정 행위를 폭로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학생은 “치대 케이스가 성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해 학생들이 각종 동아리에 가입한 뒤 레지던트(전공의) 인맥을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치의학대학원은 한 학생의 부정행위를 적발한 뒤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10여명이 지난해 2학기부터 적게는 한 건에서 수건의 서류를 조작한 사실을 파악했다. 치의학대학원 관계자는 “조사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라며 “중징계가 불가피한 사안이라 결과에 따라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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