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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낮춘 청년들… 희망월급 178만원, 서울보다 거주지 인근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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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낮춘 청년들… 희망월급 178만원, 서울보다 거주지 인근 선호

입력
2016.07.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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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평균보다 25만원 적게 희망

주거비 등 추가 생활비 부담에

수도권 선호 기존 통념도 뒤집혀

울산에서 중ㆍ고교를 졸업한 유지원(27)씨는 올해 초 현지 건설사에 입사했다. 서울과 수도권 소재 기업에는 입사원서도 내지 않았다. 현재 월 200만원 안팎의 임금을 받고 있는 그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할 경우 월급은 조금 더 받을지 몰라도 월세를 내야 해 어차피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비슷하다”며 “취업난 속에서 큰 어려움 없이 입사한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청년 구직자들은 굳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찾기보다 거주지 인근에서 취업을 원하고, 월 178만여원의 임금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화한 취업난과 불경기가 구직자들의 눈높이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취업정보사이트 워크넷을 이용한 청년(15~29세) 구직자 53만 3,392명의 희망임금(의중임금)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희망임금은 178만 6,000원으로 조사됐다. 2014년 대비 상승폭은 4만 4,000원에 그쳤다.

특히 이번에 조사된 희망임금(178만 6,000원)은 지난해 6월 고용노동부 조사 기준 근속 년수 1년 미만인 사회초년생의 평균 월급(204만 1,000원)에 비해 월 25만 5,000원이나 적은 액수였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5일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 구직자들이 낮은 임금으로도 일할 의사가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양지윤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역시 “기업과 구직자 간 희망임금 차이가 연봉 기준 300만원 이상으로 벌어지면 아예 취업면접 기회를 얻을 수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이 같은 불안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청년구직자들 중 74.8%는 거주지 인근에서 직장을 구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 일자리를 선호할 것이라는 기존 통념과 다른 결과다. 현재 거주지를 떠나 수도권 등 대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할 경우 주거비용 등 추가 생활비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거주지를 벗어난 곳에서 직장을 구하고 싶다고 응답한 청년구직자들의 희망임금은 월 평균 198만 8,000원으로, 거주지와 희망근무지가 동일한 청년구직자들의 희망임금(171만 8,000원)보다 27만원 많았다. 양 연구위원은 “거주지 인근에서 근무를 희망하는 청년 수가 많은 만큼 워크넷 등 공공고용서비스를 통해 거주지를 고려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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