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등 무료 서비스에 대응
이용자 늘려 플랫폼 활용 포석
SK텔레콤이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경쟁사 가입자에게도 공짜로 제공한다. 유료로 인한 당장의 수익보다는 개방을 통한 플랫폼 사업 확장을 노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5일 자사 이동통신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만 무료로 운영하던 T맵을 KT와 LG유플러스, 알뜰폰 고객에게도 오는 19일부터 무료로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타사 가입자는 월 요금 4,000원을 부담해야만 T맵을 쓸 수 있었다.
현재 T맵 전체 가입자는 1,800여만명이며, 월 평균 이용자는 800여만명이다. 국내 서비스 중 가장 오래된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14년간 축적한 교통 정보와 경로 안내 노하우를 활용, 자사 가입자로 유인하기 위해 요금을 차별화하는 마케팅을 펼쳐 왔다.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로서 2,000만명에 육박하는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은 방대한 양의 이용자 사용 이력 데이터도 축적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와 네이버 등이 잇따라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한데다가 개방을 요구하는 타사 가입자의 요청에 결국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SK텔레콤의 T맵 개방에는 플랫폼 사업 강화 전략이 녹아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지난해 4월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변신을 선언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전기차 사업, 커넥티드 카(통신망을 통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차량) 등 잠재적 미래 성장 사업에 T맵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T맵을 자동차에 기본 탑재하는 차량용 T맵 사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그 동안 SK텔레콤은 르노삼성자동차, 기아자동차와 함께 신규 출고 차량의 내비게이션 상품으로 T맵을 제공해 왔지만 개방 이후 이용자 저변이 확대됨에 따라 완성차 업계와의 협력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해열 SK텔레콤 T맵 사업본부장은 “전면 무료화를 계기로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길안내 기능을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무료화 이후 이용자들은 가입된 이동통신사에 관계없이 앱 장터에서 T맵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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