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수세심 관화미심’(觀水洗心 觀花美心?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
옛 성현의 말에서 유래된 경기 양평의 두물머리 세미원(洗美苑)에는 초여름 장마에도 아랑곳없이 홍련, 백련 등 여러 종류의 연꽃들이 피어났다. 정원을 찾은 관람객들은 거센 빗줄기에 흠뻑 젖으면서도 황홀한 연꽃 향기 속에서 일상의 시름을 잠시나마 내려놓았다.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연꽃의 제 빛깔은 햇빛 쏟아지는 정오쯤이 가장 보기 좋지만 오늘처럼 빗소리와 함께 하는‘우중연꽃(雨中蓮花)’ 또한 색다른 멋과 감동이 있다. 분홍빛 꽃잎 위에서 알알이 굴러 떨어지는 빗방울을 자세히 보면 그 속에 연꽃 본연의 색깔과 향이 그대로 담겨 있다.
진흙에서 꽃을 피우고 비바람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내는 연꽃 잎을 바라보자니, 불현듯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다는 염화미소(拈華微笑)가 절로 떠오른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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