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판왕’ 오승환(34ㆍ세인트루이스)의 활약에 미국과 일본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오승환이 몸담았던 일본프로야구 한신은 4일 현재 센트럴리그 1위 히로시마에 12경기 뒤진 꼴찌에 처져 있다. 일본의 스포츠매체 베이스볼킹은 한신이 추락한 이유를 승리 방정식의 붕괴라고 진단하면서 오승환의 부재를 결정적 패인으로 꼽았다. 이 매체는 “2년 연속 세이브왕을 따낸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승리 패턴을 잃어버렸다”고 분석했다. 한신은 지난해 오승환과 2년 계약이 끝난 뒤 재계약 방침을 세웠다가 불법도박 문제가 불거지면서 협상을 중단했다.
오승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르코스 마테오를 마무리로 영입했으나 1승2패11세이브에 그친 뒤 불펜 요원으로 밀려났다. 현재 라파엘 도리스가 마무리를 맡고 있지만 오승환의 무게감과 크게 비교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면서 베이스볼킹은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활약상을 상세히 소개해 한신의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다뤘다.
반면 앞서 4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지역 언론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오승환, 그는 ‘끝판왕’이다”는 기사를 통해 오승환이 지난 3일 밀워키와 홈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첫 세이브를 따낸 상황을 되짚었다.세인트루이스 디스패치는 “‘돌부처’ 오승환은 지난 3일 자신의 닉네임을 실현시켰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처음 끝판왕으로서의 또 다른 별명이 자리 잡았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오승환은 어떤 상황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것이 오승환이 돌부처라고 불리는 이유”라고 말한 아담 웨인라이트의 인터뷰도 실었다. 웨인라이트는 이날 7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기록했다. 이 매체는 “오승환은 9회 초 마운드로 향하면서 4만573명 관중의 에너지를 느꼈다. 트레버 로젠탈이 마무리 자리에서 이탈한 뒤 처음 세이브를 올릴 수 있는 기회에서 말이다”며 “곧 34세가 되는 오승환은 두려움을 거의 느끼지 않았다. 이전에 한국과 일본에서 이러한 아드레날린과 압박감을 느껴봤기 때문이다”고 오승환의 이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오승환은 이미 KBO리그에서 통산 277세이브를 올리며 최다 세이브를 달성했고, 일본에서도 두 시즌 동안 구원왕을 차지했다. 일본 리그 첫 시즌인 2014년에 39세이브, 2015년에 41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이 매체는 “세인트루이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정착된 마무리 역할이 필요하다. 오승환이 ‘끝판왕’이자 ‘돌부처’에 걸맞은 활약을 한다면 세인트루이스는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편 지난 2경기를 연투한 오승환은 2-4로 패한 5일 피츠버그전에서는 휴식을 취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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