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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그룹 경영에도 손떼지 않을 듯

입력
2016.07.0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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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 역대 대통령이 보유 자산을 ‘백지신탁’하는 방법으로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한 것과 달리 자신이 대주주인 트럼프그룹 경영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 역대 대통령이 보유 자산을 ‘백지신탁’하는 방법으로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한 것과 달리 자신이 대주주인 트럼프그룹 경영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 호텔ㆍ카지노ㆍ콘도 운영 등으로 엮인 트럼프그룹은 어떻게 될까.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면 주요 규제와 금융관련 정책을 자신의 사업체에 유리하게 펼 것이라는 ‘이행상충 관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서 부자로 분류됐던 프랭클린 루즈벨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등은 선대가 물려준 주식과 채권 등을 ‘백지신탁’하는 방법으로 해결했지만, 트럼프의 경우는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백악관에서 공직자 윤리 담당 변호사로 일한 리차드 페이터 미네소타대 교수는 “자산규모가 너무 크고, 실제로 운영 중인 기업이면서 트럼프 가문이 지분의 100%를 소유하고, 부동산에만 특화됐다는 점에서‘이해상충 관계’에서 전례 없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식ㆍ채권 등의 형태로 다양한 기업이 간접투자 된 경우라면 ‘백지신탁’을 통해 지분을 모두 처분할 수 있지만, 트럼프가 중요 의사결정을 내려야만 굴러가는 회사이기 때문에 중립적인 ‘제3자’에게 맡기는 것이 힘들다는 분석이다.

물론 트럼프는 이번에도 ‘나를 믿어달라’고 큰소리 치고 있다. 그는 ‘이해상충’위험성에 대한 질문에 “경영권을 자녀, 혹은 제3자에게 맡기고 재임 기간 중에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데 전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회사 일에 간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우선 현행 법이 연방의원과 고위 관료에 대해서는 ‘이해상충’을 강력하게 규제하지만, 대통령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먼 아이젠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초기 대통령들은 노예를 거느린 농장주였지만 농업ㆍ노예 정책을 결정했다”며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게 미국의 기틀을 세운 ‘건국의 아버지’들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또 “후대 대통령들이 재산을 ‘백지신탁’에 맡기기 시작한 것은 자발적인 관행에 따른 것일 뿐, 구속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선 유세 중에도 사업 진행을 챙기는 트럼프의 성격도 대통령와 그룹 총수 자리의 완벽한 분리를 불가능하게 할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 트럼프는 우체국 건물을 고급호텔로 바꾸는 사업장을 찾아가 공사 진척이 느리다고 지배인을 나무랐다”고 전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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