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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집에만 있다고요? 대신 산책시켜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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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집에만 있다고요? 대신 산책시켜 드릴게요”

입력
2016.07.0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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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무엇일까. 간식, 놀이 등 다양하지만 가장 포기할 수 없는 건 바로 산책일 것이다. 하지만 반려견 산책을 매일 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활동량이 많은 대형견의 경우 산책이 더욱 필요한데, 대형견 산책시키기는 훨씬 어렵다. 문제는 많은 반려인들이 반려견의 운동량을 충족시킬 만큼 산책을 시키지 못하는 가운데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가구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고, 가족이 있더라도 낮에 집을 모두 비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홀로 남겨지는 반려견들은 신체적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한 채 지루함을 느끼게 되고, 자칫 문제행동을 일으킬 가능성도 생긴다.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미 반려견을 대신 산책시켜주는 ‘도그워커’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도 반려견 산책의 중요성을 인식한 반려인들을 겨냥해 지난 해부터 도그워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김선준 페밀리 대표가 아프간하운드 종 ‘오라’의 산책을 시키고 있다.
김선준 페밀리 대표가 아프간하운드 종 ‘오라’의 산책을 시키고 있다.

‘xx매니저, 한남동, 7월4일, 낮 12시55분~1시55분, 변상태 좋음, 마킹 다수’. 도그워킹 서비스 업체인 페밀리가 이용자에게 반려견을 대신 산책시킨 다음 보내주는 문자다. 김선준 페밀리 대표는 지난 해 10월부터 개를 산책시켜주거나 반려인의 집을 방문해 개를 대신 돌봐주는 도그워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지내면서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도그워킹 서비스를 하는 걸 처음 보았습니다. 한국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관련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보고 시작하게 됐어요.”

김 대표는 도그워커를 연결만 시켜주는 해외의 서비스와 달리 국내 반려문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외에는 이미 반려견을 오랜 기간 키웠던 사람들이 많고, 반려견들도 훈련을 제대로 시키는 게 정착되어 있어서 특별한 훈련 노하우가 없어도 도그워커로 활동할 수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반려견들이 교육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고, 또 서비스가 초기인 만큼 반려인들이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도그워커들을 직접 고용하거나 교육을 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해외에는 도그워커가 10여마리를 한번에 산책시키기도 합니다. 때문에 수입으로도 연결될 수 있죠. 반면 국내에는 교육을 받지 않은 반려견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을 경우 오히려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산책하는 동안 다른 개와 만났을 때의 변수들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교육을 받은 산책인이 한 마리씩 산책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페밀리에서 도그워커로 활동하는 사람은 5명. 이 가운데 2명은 훈련사로 활동한 바 있다. 나머지 3명도 반려견 미용서비스, 반려견 카페 등 반려동물 관련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도그워커로 활동하기 위한 교육도 받았다.

도그워커들은 산책 하기 전 우선 반려견과 친화과정을 거친다. 또 반려인에게 위치추적장치(GPS)를 이용한 산책시간과 산책코스뿐 아니라 산책, 간식급여 시 사진, 특이사항 등을 빠짐없이 기록해 보내준다.

도그워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월 50여명. 해외에서 도그워킹 서비스를 이용했던 외국인이나 주재원들이 주로 이용하며, 대부분 활동량이 많은 대형견을 키우는 경우다. 소형견이지만 낮에 집을 비우는 직장인들도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페밀리는 산책서비스 이외에도 직접 집을 방문해 노견이나 몸이 아픈 개의 상태를 살피고 청소, 급식 등을 하는 돌봄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반려견이 산책을 하게 되면 에너지 소모 이외에도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며 “반려견의 즐거움과 삶의 질을 높이려는 반려인들이 늘면서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글·사진=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안유경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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