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편집자]얼마 전 '월 300만원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헌법안에 대한 스위스 국민투표의 결과가 부결로 끝났을 때 떠올린 고사성어가 '염일방일(拈一放一)'이다.
이 고사는 중국 북송시대 사마광의 '자치통감'에 나온 이야기다. 사마광의 어린 시절, 한 아이가 큰 물독에 빠져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있었다. 주변에 있던 어른들이 허둥대며 어쩔 줄 몰라 할 때 사마광은 돌멩이를 주워들고 장독을 깨트려 아이의 목숨을 무사히 구했다.
염일방일은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를 버려야한다"는 지혜의 교훈이다.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는 경제학의 기회비용과 일맥상통한다. "하나를 쥐고 또 하나를 쥐려하면 이미 손에 쥐고 있는 것마저 모두 잃게 된 다"는 세상사 이치에 스위스 국민들은 '공짜점심'을 거부한 것이다.
이처럼 모든 선택에는 그 만큼 치러야할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이른바 숨은 비용으로 일컫는 기회비용이다. 그렇다면 기회비용이 생기는 이유는 무얼까. 그 질문의 답은 모든 선택에 시간제약과 예산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두 가지를 모두 선택할 수 없는 경우 이때 포기함으로 생기는 불이익이 기회비용이다.
호수를 흔히 여러 물이 고인 한 개의 물체라고 말하지만 한 시인(호수, 조병화)은 한 개의 물로만 보지 않았다. 호수 안에는 당일로 떠나는 물, 며칠을 묵는 물, 달폴 두고 빙빙 도는 물, 한여름 길을 찾는 물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호수는 여러 의미를 지닌 물의 집합체라는 관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투자의 경우에도 기회비용을 고려할 때 반드시 돈의 의미(성격)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결국 기회비용이란 어떤 선택을 위해 단순히 지출하는데 든 화폐적 비용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기회의 가치, 시간, 노력, 만족감(불안감) 등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이익은 물론 정성적 가치도 함께 감안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까닭에 피 같은 퇴직금이나 종자돈의 기회비용이 쉽게 번 돈이나 눈먼 돈에 적용되는 기회비용과는 분명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돈의 의미를 비용으로 환산해 투자의 득과 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 하나인 듯 보이는 저 호수에도 다양한 물이 들어있다는 것을 보는 것처럼 돈에 담긴 의미를 세세히 들여다보는 투자의 눈이 필요한 것이다. 최선의 투자결정을 내리는 합리적 판단에 돈의 의미가 한계적(marginal changes)으로 생각되어져야 한다. 돈의 여러 의미에서 투자의 길을 묻고 그 답을 찾자.
편집자 master@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