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교 성지 메디나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보안요원 4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4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발생한 세번째 자살폭탄 테러다.
사우디아라비아 내무부는 메디나의 이슬람교 성지 예언자의 모스크 근처 주차장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보안요원 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테러리스트는 모스크 안으로 들어가려다 수상한 행동을 포착한 경비요원의 제지를 받자 그 자리에서 폭탄을 터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서 4일 하루에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번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오전에는 사우디 서부 연안도시 제다의 미국총영사관, 오후에는 동부 카티프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두 테러로 인한 피해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다에서는 경찰관 2명이 부상을 입었다. 모든 공격의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무장집단 이슬람 국가(IS)가 ‘무슬림의 배신자’인 사우디 왕가의 체면을 훼손하기 위해 테러를 계획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예언자의 모스크는 선지자 무함마드가 묻힌 사당으로 사우디에서는 메카와 더불어 양대 성지로 꼽혀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라마단 기간에 찾아온 참배객과 성지순례객으로 가득 찬 모스크를 직접 노린 것이다. CNN의 안보분석가 피터 베르겐은 “무슬림 세계에서 가장 중시되는 성지를 직접 공격한 것은 IS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 예측했다. 실제로 수니파인 사우디 정부와 관계가 좋지 않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집단 헤즈볼라는 “이 테러집단이 모든 무슬림이 신성시하는 것을 모욕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며 이번 테러 공격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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