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이끌었던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절 패라지(52) 대표가 4일(현지시간)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에 이어 패라지 대표까지 브렉시트 정국을 수습해야 할 인물들이 잇따라 정치 전면에서 물러나면서 무책임하다는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패라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영국의 EU 탈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만큼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며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 내 삶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영국독립당으로 다시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영국 총리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덧붙였다.
패라지는 EU 탈퇴 공식 캠프인 ‘탈퇴에 투표를’을 이끈 존슨 전 시장과 함께 국민투표 승리를 이끄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차기 총리로 거론되던 존슨 전 시장이 총리 경선을 중도 포기한 데 이어 패라지 대표까지 물러나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EU 탈퇴를 주장했던 정치인들이 브렉시트로 혼란만 만들어놓고는 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패라지 대표는 EU 분담금을 국민건강서비스(NHS)로 돌리겠다면서 호소해놓고서 브렉시트로 결정 나자 공약이 실수였다며 공약 실현 여부를 보장할 수 없다고 잡아떼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패라지 대표가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남발한 것”이라며 “이제는 자기 소임을 다했다는 무책임한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패라지 대표가 사임 계획을 밝힘에 따라 영국독립당은 신임 대표 선출 과정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대표로는 영국독립당의 폴 누탈 부대표와 스티븐 울프 대변인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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