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읽어주는 남자]<24> 전환형 펀드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ㆍBrexit)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단기적으로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만큼 펀드 투자에 있어서도 확실한 원칙에 따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은 시장상황에 따라 주요 투자대상을 주식에서 채권으로, 혹은 채권에서 주식으로 변경할 수 있는 전환형 펀드에 대해 알아보자.
기본적으로 펀드는 크게 투자대상이나 지역, 운용전략, 모집형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투자대상의 비중에 따라서는 대표적으로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펀드로 구분하는데 이 밖에 펀드의 특수한 구조에 따라 분류할 때 등장하는 것이 전환형 펀드다.
전환형 펀드는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서 지정한 몇 개의 펀드 내에서 투자자가 자유롭게 투자자산을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고 있는 투자자가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고 싶다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형 펀드를 매도하고 채권형 펀드를 다시 매수해야 한다. 하지만 전환형 펀드의 경우 전환신청을 통해 주식형 펀드를 채권형 펀드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전환형 펀드는 우산에 여러 개의 살이 붙어 있듯 중심이 되는 모펀드 아래 여러 자펀드가 붙어 있는 구조 때문에 종종 ‘엄브렐라(Umbrella) 펀드’라 부르기도 한다.
투자대상을 바꾸고 싶다면 보유하고 있는 펀드를 팔고 다시 사면 그만인데 왜 전환형 펀드가 필요할까?
첫째는 투자비용 때문이다. 펀드는 종류 따라서 보유 중인 펀드를 매도할 때 별도의 환매수수료가 부과되기도 하고, 신규 가입 시엔 선취수수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전환형 펀드는 펀드 전환 시 별도의 투자비용이 들지 않는 펀드가 대부분이어서 투자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별도의 투자비용 없이 펀드 전환을 통해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주식형 펀드로 성과를 높이고, 주식시장이 안 좋아질 경우 채권형으로 전환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전환형 펀드의 구조는 같은 땅에서 일년에 두 번 작물을 재배하는 이모작과 유사하다. 보통 벼와 보리로 이모작을 하는 경우, 3월에 볍씨를 뿌려 10월에 쌀을 수확하고 10월에 다시 보리씨를 뿌려 이듬해 봄에 수확한다. 이모작이 가능한 이유는 각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기후가 나뉘어져 있기 때문이다. 시장상황도 기후처럼 주기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적합한 투자대상 전환을 통해 성과를 높여나가기 위한 펀드라고 할 수 있다.
투자자가 직접 펀드전환 시기를 정하려면 우선 확실한 수익목표를 정하고, 알림 서비스를 적절히 활용하면 좋다. 온라인 전문투자채널인 펀드슈퍼마켓은 물론, 다른 펀드투자 채널에서도 미리 설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목표수익률 도달여부를 적절하게 확인한다면 전환시기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산운용사에서 전환시기를 정해주는 ‘목표전환형’ 펀드도 유용하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투자자를 대신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서 특정 성과를 달성하면 운용전략을 바꾸는 펀드다. 미리 정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주식 같은 공격적 자산을 처분해 이익을 내고 채권 같은 안전자산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식이다.
개인이 하기 어려운 걸 운용사가 대신해준다는 점이 목표전환형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대다수 펀드들이 목표성과를 7~8%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어 기대수익이 이보다 높은 투자자에겐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또 대부분 가입기간이 정해져 있어 최초 납입 후 추가로 펀드에 가입할 수 없는 단위형 펀드가 대부분인 점도 참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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