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금메달을 놓고 우사인 볼트(30ㆍ자메이카)와 접전이 예상되는 저스틴 게이틀린(34ㆍ미국)이 올 시즌 최고 기록을 세웠다.
게이틀린은 4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팀 선발전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80을 기록, 9초84의 트라이본 브로멜을 제치고 우승,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게이틀린이 이날 기록한 9초80은 올 시즌 세계 남자 100m에서 나온 최고 기록이다. 우사인 볼트의 시즌 개인 최고 기록 9초88보다 0.08초 빠르다.
이에 따라 게이틀린은 지난 3일 자메이카 대표 선발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한 볼트와 흥미로운 대결을 벌이게 됐다. 볼트는 대표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해도 자메이카육상연맹의 예외 규정을 통해 리우 트랙에 설 것이 확실시된다.
게이틀린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1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이후 두 차례나 금지약물 파동을 겪으며 올림픽 출전 정지를 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여전히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열망을 불태우고 있다. 게이틀린은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타도 볼트’를 외치기 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게이틀린은 “올해 발목, 허벅지 등에 통증이 있었다. 몸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리우올림픽에서 최대한 좋은 몸 상태로 최선을 다하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여자 스프린터 앨리슨 펠릭스(31)는 이날 400m에서 49초68로 우승했다. 펠릭스도 올 시즌 이 종목 최고 기록을 세웠다. 펠릭스는 리우올림픽에서 200m와 400m 석권을 노린다.
펠릭스의 두 대회 석권을 위해 미국육상경기연맹의 입김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작용했다.
미국육상경기연맹은 지난해 12월 IAAF에 “여자 200m 예선이 400m 결선 직전에 열린다. 경기 시간 변경이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IAAF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이를 건의했다.
IOC가 처음 짠 일정대로라면 여자 200m 예선 1라운드가 현지시간 8월 15일 오후 9시30분, 여자 400m 결선이 10시45분에 열린다. 두 경기를 소화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펠릭스가 “200m와 400m에 모두 출전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미국육상경기연맹이 움직였고 200m 1라운드 경기를 15일 오전 9시35분으로 변경했다. 펠릭스는 오전에 200m 예선을 치른 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서 400m 결선에 나설 수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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