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연서면 신대리에 있는 연서중학교 건물은 안전진단 결과 다시 지어야 할 정도로 위험한 D등급을 받았다. 지은 지 45년(개교 1971년 6월)이 넘어 낡은 건물 곳곳은 균열 상태가 심각하다. 벽이 갈라지다 못해 아예 어긋난 곳도 있다. 약한 수압 때문에 건물 화장실 변기는 대ㆍ소변이 늘 고여, 악취가 진동한다.
늦게나마 시교육청이 건물을 개축키로 했지만 공사는 시작부터 더뎠다. 입찰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은 데다 건축 자재 품귀 현상까지 겹쳤다. 겨울에 시멘트 공사도 못해 또 한 달 이상 지연됐다.
공사 시작과 함께 학생과 교사들은 컨테이너를 이층으로 쌓아 만든 임시 교실과 교무실에서 1년 2개월째 생활하고 있다. 컨테이너 교실은 여름 더위와 겨울 한기에 속수무책이다. 컨테이너의 특성상 에어컨과 난로의 열효율은 한계가 크기 때문이다. 방음이 되지 않아 옆 교실이나 위층에서 떠들고 뛰는 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가끔 비까지 새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운동장도 문제다. 1학년 학생들은 컨테이너 뒤편 공간에서, 2~3학년 학생들은 공사장 바로 옆 좁은 운동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급식실도 없어 연서초에서 배달해주는 밥으로 급식을 해결한다.
다행히 이런 고생은 다음 달이면 끝난다. 깔끔한 새 건물에서 공부한다는 생각에 학생들은 벌써부터 들떠 있다.
시교육청이 신도심(동지역)과 구도심(읍ㆍ면) 간 교육시설 격차 해소를 위해 이렇게 개축하거나 시설을 개선키로 한 읍ㆍ면지역 학교는 30곳이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20곳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고, 나머지 10곳도 이른 시일 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연서중 학생과 교사들은 내년 통학 문제만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학교가 외진 곳에 위치해 등하교 시간대에 이 학교를 지나는 시내버스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농어촌 거점별 우수학교로 지정돼 국비와 시비를 받아 통학버스 3대를 운영하고 있지만 내년 2월이면 국비 지원이 끝난다. 시로부터 지원을 받아도 겨우 버스 1대만 이용이 가능해 등하교 불편은 불가피하다.
구도심에는 연서중처럼 통학 가능한 시내버스가 마땅치 않은 학교가 상당수다. 신도심은 학생들이 몇 백 미터 걷는 것도 위험하다는 이유로 학교 신설 민원이 빗발치는 현실과 딴판이다.
연서중 행정실 관계자는 “새로운 교사에서 아이들이 마음 놓고 편히 공부할 수 있게 됐지만, 내년에 통학 버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통학버스 업무를 담당하는 시교육청 이창희 주무관은 “중학생은 대중교통이 책임져야 하는데 읍ㆍ면지역은 그렇지 못한 곳이 많다”며 “국비지원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학생 불편을 줄이기 위해 통학버스 예산 반영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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