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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리듬을 살리자] (하ㆍ끝) 선천성 심장병, 평생 돌봐야 할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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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리듬을 살리자] (하ㆍ끝) 선천성 심장병, 평생 돌봐야 할 ‘친구’

입력
2016.07.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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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심장은 분 당 60∼100회 뛴다. 부정맥(arrhythmia)은 심장리듬이 깨져 생기는 병이다. 심장박동이 너무 빠르거나(빈맥), 늦거나(서맥), 불규칙해진다(심방세동). 돌연사(90%)와 뇌졸중(20~30%)을 일으킨다. 빈맥은 가슴이 막 뛰다가 괜찮아지거나, 앞이 깜깜해지면서 식은 땀이 나거나, 숨 쉬기 힘든 증상이 반복된다. 서맥은 노화로 인해 주로 생기는데, 어지럽고 힘이 없어 빈혈로 착각하기도 한다. 심장리듬이 고르지 않으면 부정맥이 생긴다. 인구의 2% 정도(100만 명)에서 발병하지만 치료는 20% 정도밖에 하지 않는 부정맥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허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허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중학교 2학년생인 이모군은 출생 후 1개월 만에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받았다. 이군은 자라면서 가끔 심장이 두근거리곤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운동할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렸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점점 심해져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심장 판막에 이상이 있다는 소견을 들었다. 허준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선천성 심장병은 수술만 하면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심장병은 평생 동행하는 친구처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허 교수에게 선천성 심장병으로 수술 받은 환자가 100세 시대에 잘사는 방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청소년기 심장병 환자에게 무얼 도와줘야 하나.

“선천성 심장병으로 수술 받은 환자는 초ㆍ중ㆍ고교를 다니면서 운동 활동량이 많아진다. 따라서 환자는 정기적으로 심장과 운동 능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적지 않은 부모가 사춘기 자녀가 친구관계나 학교생활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등 다양한 일을 겪는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부모가 자녀의 선천성 심장병이 제 탓으로 여겨 자녀를 과잉 보호하다가 자녀가 우울증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춘기가 되면 환자인 자녀에게 심리 상담도 필요하다. 또한 자녀가 일반인처럼 너무 과격한 운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줘야 한다. 학교활동을 하면서 과격하게 운동하다가 자칫 심장병이 도지거나 합병증을 앓을 수 있기 때문이다.”

Q. 청소년기를 지나면 문제가 없나.

“어릴 때 수술한 심장병 환자가 성인이 되면서 정기 검진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심장병 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었다는 기쁨이 너무나 커서 이후 관리를 해야 하는 것에 관심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상인도 나이 들면 심장에 문제가 발생하는데 선천성 심장병 환자는 이보다 더 위험하므로 더 열심히 관리해야 한다. 적어도 1~2년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심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어릴 적 수술한 심장 부위가 나이 들면서 변화가 생겨 재수술해야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합병증이 30~40대에 발병하는 심내막염이다. 심장이 곪는 심내막염이 악화하면 심장 판막이 녹아내려 인공 심장판막으로 교체해야 하는 수술을 예기치 않게 받아야 한다.”

허준(오른쪽)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정기 검진을 받고 있는 선천성 심장병 환자의 심장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허준(오른쪽)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정기 검진을 받고 있는 선천성 심장병 환자의 심장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Q. 재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방법은 없나.

“선천성 심장병이라고 해서 모두 수술할 필요는 없다. 폐동맥 판막협착, 대동맥 판막협착, 동맥관 개존증, 심방 중격 결손, 심실 중격 결손 등은 중재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중재시술은 스텐트 시술처럼 인공판막을 혈관을 통해 넣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심방 중격 결손의 경우 대다수가 중재시술로 고칠 수 있다. 하지만 심장기능이 너무 나빠지면 선천성 심장병 환자도 심장 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 복합 선천성 심장병(팔로씨 네징후)으로 3번 수술 받은 한 환자가 20세가 되면서 심장기능이 악화돼 심장 이식수술을 하기도 했다.”

Q. 선천성 심장병이 어른이 돼 발견되기도 하는데.

“어른이 된 뒤 발견되는 선천성 심장병의 대표적인 병이 심방 중격 결손이다. 좌우 심방 사이의 중간 벽에 구멍(결손)이 생긴 것이다. 구멍을 막지 않으면 심방 부정맥과 뇌졸중을 앓게 될 위험이 높다. 물론 다른 심장병도 증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늦게 발견되기도 한다. 최근 건강검진이 확대되면서 심장검사에서 심방 중격 결손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심방 중격 결손은 수술하지 않고 구멍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늦게 발견되면 심부전과 부정맥, 폐동맥 고혈압 등을 같이 앓으면 수술할 수도 있다.”

Q.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어떻게 치료하고 있나.

“선천성 심장병은 태아기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2014년부터 ‘태아 통합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등 3명의 전문의가 토요일마다 함께 모여 태아 심장초음파 검사를 한 뒤 산모와 가족들과 상의하고 있다. 특히 우리 병원은 1995년 9월 국내 처음으로 청소년 및 성인 선천성 심장병 환자를 위한 특수 클리닉(성인 선천성 심장병 클리닉)도 열었다. 이곳에서는 어릴 때 치료 받지 못했던 환자는 물론 어릴 때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받은 환자가 어른이 되면서 생기는 임신, 출산, 수술 후 부정맥과 심근기능장애, 심내막염, 폐동맥 고혈압, 협심증 등 여러 문제점을 해결한다. 선천성 심장병 진료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소아선천성심장병,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전문의와 전문 간호사가 전담팀을 구성해 환자 개개인의 문제점을 종합 검토해 함께 해결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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