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에 순교하면 더 큰 보상”
IS, 지하디스트 테러 부추김에
종료 하루 앞두고 테러 줄이어
경비요원 2명 부상$ 범인은 숨져
이라크 사망자는 200명 넘을 수도
방글라데시 인질테러와 이라크 차량폭탄 테러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 외교공관을 겨냥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슬람 금식 성월(聖月)인 라마단 종료(5일)를 앞두고 수니파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연계세력의 대형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어 테러 공포는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오전2시15분쯤 사우디아라비아 항구도시 제다에 위치한 미국 총영사관 인근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대사관 맞은편 병원 주차장을 배회하고 있던 범인을 의심스럽게 여긴 경비요원 2명이 접근하자 범인이 폭탄 조끼를 터트렸다”고 밝혔다. 폭탄을 터트린 범인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경비요원 2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새벽이어서 길거리에 행인이 없었고 미국 총영사관과도 1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폭탄이 터졌기 때문에 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내무부는 설명했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에 맞춰 미국 총영사관을 공격했다는 점에서 미국을 직접 겨냥한 테러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직까지 테러 배후를 자처하고 나선 단체는 없지만 이번에도 IS가 유력한 배후로 추정되고 있다.
서방 정보 당국은 이번 테러 또한 라마단 기간을 겨냥한 IS의 연쇄 테러로 보고 있다. 아부 무하메드 IS 대변인은 올 5월 “라마단 기간에 순교하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지하디스트들이 서구에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부추겼다. 때문에 서방 각국은 어느 때보다 테러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전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차량폭탄 테러의 희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충격의 강도를 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어린이 25명을 포함한 126명이지만 건물에 매몰됐던 시신들이 현장에서 조금씩 수습되면서 사망자가 200명을 넘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2009년 이후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테러 중 최대 규모의 인명피해로 라마단 종료 뒤 이어지는 명절(이드 알피트르)을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붐벼 피해가 컸다.
서방 언론은 IS가 자신들의 근거지인 팔루자를 빼앗긴 데 대한 보복공격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사우디 테러가 실패로 끝난 만큼 IS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라마단 종료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서둘러 추가 테러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며 “전세계 어느 나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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