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장난감 등 터키의 구호물품 1만1,000톤을 실은 화물선 ‘레이디 레일라’가 3일 오후(현지시간) 이스라엘 항구도시 아슈도드에 도착했다. 봉쇄된 팔레스타인 자치구역 가자지구 주민을 지원하는 물자를 실어온 선박은 2010년 이래 터키가 이스라엘로 보내는 첫 화물선이다.
터키와 이스라엘 관계가 6년 만에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터키와 이스라엘은 과거 전통적인 협력 관계였으나 2010년 인도적지원재단(IHH) 소속 터키인 활동가 10명이 가자지구 지원을 위해 화물선을 타고 가던 중 이스라엘 특수부대의 선상 습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으로 인해 관계가 급격히 나빠졌다.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사건 당시 터키인 희생자를 위해 2,000만 달러를 배상하겠다고 밝히는 등 관계정상화를 꾸준히 요청했지만 터키가 번번이 외면했다.
양국 관계 정상화는 공교롭게도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테러 습격 직후 물꼬가 터졌다. 이 때문에 외교 전문가들은 터키가 이스라엘의 대테러 작전 및 정보전력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다시 손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더 나아가 터키와 이스라엘의 재회를 “터키가 러시아에 손을 뻗은 것과 마찬가지로 결국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와 그 뒤에서 급격히 기세를 올리는 이란을 견제하기 위함”이라 봤다.
다만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터키 정부가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언제까지고 유지할지는 미지수라고 예측했다. 터키 집권 정의발전당은 가자지구를 장악한 무장집단 하마스와 긴밀한 관계라 하마스와 이스라엘간 전면전이 발생하면 터키와 이스라엘 관계도 다시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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