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현(한국외대), 이민영(성균관대), 장수연(연세대), 박지영(건국대). 왼쪽부터 순서대로/사진=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지난해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열린 총 16개 대회에서 서로 다른 12명의 우승자가 배출됐다. 다승자는 박성현(4승)과 장수연(2승) 뿐이다.
우승자들의 출신 대학 판세도 각축전 양상이다. 한국외대가 박성현(23ㆍ넵스)의 활약에 힘입어 4승을 거뒀지만, 다른 대학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성균관대(3승)와 연세대, 고려대, 건국대(이상 2승), 중앙대(1승)가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와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2015시즌 KLPGA 투어에선 전인지(5승), 이정민(3승), 김효주(2승), 최혜정, 김민선(이상 1승)을 주축으로 하는 '고려대 라인'이 막강한 위용을 자랑했다. '고려대 천하' 형국이 무너진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이다. 전인지는 지난 시즌 KLPGA 시상식에서 대상을 포함, 7관왕에 오른 후 LPGA 투어에 뛰어 들었다. 당초 전인지가 빠진 투어에선 이정민(24ㆍBC카드)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졌으나, 이정민은 올해 아직 1승에 그치고 있다.
올 시즌 선전하고 있는 대학으론 성균관대를 꼽을 수 있다. 3일 끝난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선 성균관대 출신인 이민영(24ㆍ한화)이 우승을 차지했다. 신장암을 극복하고 지난해 5월 복귀한 이민영은 15개월 만에 정상에 서며 한화와 성균관대 골프부의 명예를 드높였다. 성균관대 출신인 고진영은 지난 시즌 3승에 이어 올해도 한 차례 우승하며 학교 골프부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성균관대는 학생선수 선발과 관련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골프 성적을 중요시하는 타 대학들과 달리 선발시 해당 선수의 잠재력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성균관대는 골퍼로서의 장래성은 물론 나아가 관련분야 전문가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학생선수를 선발한다. 이미 완성된 스타 선수보단 머지않아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을 뽑는 셈이다.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대학은 지난해 4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도 산학협동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성균관대는 큰 틀에서 골프 분야에 발을 넓히고 있다.
건국대도 빼놓을 수 없는 골프 명문이다. 건국대 골프부는 지난 5월 3대 투어(한국 미국 일본 여자 투어) 100승 달성 기념식을 열었다. 건국대에서 골프지도를 전공 중인 박지영(20ㆍCJ오쇼핑)은 지난달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후 본지와 인터뷰에서 "교수님들께서 편하게 대해주신다.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다. 그 덕분에 제자인 선수들이 힘을 받고 투어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운 학교 생활을 전했다. 올해 3월 '더 달랏 at 1200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쥔 조정민(22ㆍ문영그룹)도 건국대 출신이다. 건국대는 골프 명문의 명맥을 매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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