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정의윤. /사진=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4번 타자 정의윤(30)이 '포스트 박병호(30ㆍ미네소타)'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정의윤은 4일 현재 77경기에서 타율 0.334(308타수 103안타) 17홈런(공동 4위) 66타점(3위)으로 개인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아직 전반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수치가 2005년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홈런 개수다. 정의윤은 지난해 7월24일 3대3 트레이드로 LG를 떠나 SK 유니폼을 입었다. 전 소속 팀에서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지만 새 둥지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보장 받자 단숨에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4개, 올해 17개로 총 31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그는 이적 이후 기간부터 이번 시즌 4일까지 토종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대포를 쏘아 올렸다. 정의윤의 뒤를 이어 KIA 이범호와 NC 나성범(이상 27개), 삼성 최형우, 롯데 최준석(이상 25개)이 자리하고 있다. 또 정의윤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LG에서 8시즌 동안 31개의 홈런을 쳤는데 SK에서 벌써 31홈런을 생산했다. 2011년 LG를 떠나 넥센에서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와 비슷한 행보다.
올해 첫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는 정의윤은 슬럼프 극복 능력도 생겼다. 지난달 1일부터 17일까지 타율 0.271 1홈런 6타점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11경기에서 타율 0.372 5홈런 10타점으로 타격 감을 다시 끌어올렸다. 지난 주말 LG와 2연전에서는 친정에 비수를 꽂기도 했다. 2일에는 9회초에 동점 홈런을 쳤고, 이튿날에는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정의윤은 "이달 들어 팀 승리에 기여해 기쁘다"며 "전반기 종료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팀이 더 많은 승리를 거두고, 앞으로도 기회에서 잘 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6월에 잠깐 주춤했던 장타력이 최근 다시 살아난 비결은.
"그 동안 잘 안 맞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폼이 작아졌다. 정경배 코치님이 '테이크백 동작이 점점 작아졌다. 크게 가져가라'고 조언해줬던 것이 다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타점 순위도 1위(삼성 최형우 69개)와 격차가 3개로 줄어들었는데.
"지난달 팀이 많이 이겼으면 모르겠는데 (자꾸 지니까) 주눅 들고 그랬다. (타점 생산은) 잘 될 때도 있고, 잘 안 될 때도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출루율에 신경 쓴다고 했는데 아직도 0.372로 낮은 편이다.
"볼넷(14개)이 없어서 그렇다. 선구안을 키워야 한다. 빠른 카운트에 공격을 하려고 하다 보니까 볼넷이 적다. 원래 성격이 적극적으로 스윙을 하는 스타일이라 기다리는 것을 잘 못한다."
-LG 시절 함께했던 최승준과 SK에서 클린업 트리오로 함께 나서고 있어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
"같이 치고 있는 자체가 매우 좋다. 둘 다 잘 돼야 한다. 평소에 얘기를 자주 하는데 힘을 빼고 치라는 말을 많이 한다. 가끔 보면 힘이 잔뜩 들어가 있더라. 또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말해줬다. 팀에 동갑 친구(이명기, 김성현 등)들이 많아서 그런지 적응을 쉽게 했다. 오랜 시간 함께 하고 같은 과정을 겪어서인지 애착이 더 간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 선발 출전 중인데 힘들지 않나.
"전 경기를 뛰는 것이 좋다. 전혀 힘들지 않다. 나는 이제 야구를 시작하는 선수다. 그 동안 많이 못 뛰지 않았나. 계속 뛰고 싶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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