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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빠지는 당뇨약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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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빠지는 당뇨약이 있나요?

입력
2016.07.0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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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질문=살이 빠지는 당뇨약이 있나요?

답변=과거에 쓰던 당뇨치료제의 흔한 부작용은 저혈당이 오는 것과 체중이 느는 것입니다. 2009년 이후에는 저혈당이 매우 적게 발생하는 'DPP4저해제'라는 계열의 약물이 가장 흔하게 처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4년부터 흥미로운 약제가 나와서 소개를 해드려 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약을 들어봤다고 해서 바로 이 약을 처방해달라고 하시면 안됩니다. 약을 처방하는 것을 여러 가지 것을 고려해서 하는 것이지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보듯이 선택하면 안되고 전문가에게 맡겨야 합니다.

보통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물은 보통 인슐린을 더 분비시키거나 인슐린저항성을 낮춰서 작용을 합니다. 둘 중에 하나를 해서 혈당을 낮춥니다. 이런 약물이 작용할 전제조건은 인슐린이 어느 정도는 나와야하는 것입니다. 인슐린의 작용이 너무 미약한 분들은 당뇨약이 효과를 나타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새로 나온 이 약(SGLT2저해제:이름은 잘 모르셔도 됩니다)은 특이한 방식으로 혈당을 낮춥니다. 이 약은 특이하게도 소변으로 당이 많이 나오게 해서 혈당을 낮춥니다. 요당을 일부러 만들어서 혈당을 낮춘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는 요당의 정도는 혈당에 비례하기 때문에 요당이 많으면 혈당조절이 안 된다는 것인데 발상을 전환해서 일부러 소변으로 당을 많이 나오게 해서 혈당을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보통 혈당이 정상인 분들은 혈당이 대략 180~200mg/dL 이상이 되면 소변으로 당이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에서는 많게는 혈당이 240mg/dL 이 넘어야 소변으로 당이 나옵니다. 소변으로 현금 같은 당이 빠져나가는 것이 아까운 우리 몸에서는 알아서 소변으로 나가는 당을 몸속으로 끌어당깁니다. 빠져나가는 당이 아까워서 당을 못 나가게 막은 결과는 오히려 혈당이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소변으로 빠져 나가는 당을 그대로 나가게 해야 혈당이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약물은 빠져 나가는 당을 우리 몸에서 다시 끌어 오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합니다.

이 약물은 많게는 설탕 70gm 혹은 밥 한 공기 정도의 당이 소변으로 나가게 놔둡니다. 소변으로 우리가 먹은 밥 한 공기가 빠져 나가면 그 결과로 살이 빠집니다. 그래서 살이 빠지는 당뇨약이란 별명이 붙은 것입니다. 평균 3kg 내외의 체중이 빠지며 계속 빠지지는 안습니다. 이 약물은 젊고 식욕이 좋고, 비교적 뚱뚱한 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식욕이 좋지 않거나 고령이거나 상대적으로 마른 분에게는 적당하지 않은 약제입니다. 그리고 이 약물은 저혈당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저혈당도 거의 없고 체중도 빠지니 장점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처방하려면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고 타 약제와 병용처방할 때 보험이 안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담당 선생님께 무조건 처방해달라고 하시면 안됩니다. 조금 지나면 잊어 버리더라도 이런 약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치료를 떠나서 흥미로운 것 같아서 소개를 드려 봅니다.

최일훈 원장은 대전 '새서울내과 영상의학과 의원' 원장으로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주 진료과목은 전반적인 당뇨.

편집부 기자 master@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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