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세력 현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자칭 ‘건국 2주년’인 지난달 29일에 맞춰 조직도를 공개했다고는 하지만 최근 서방 연합군에 의해 근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가 궤멸단계에 이르자 공포를 극대화하기 위한 세력과시 포석으로 분석된다.
IS가 최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공개한 ‘2014년 6월29일 '칼리파 국가' 선언 이후 2년간 IS의 확장’라는 제목의 조직도에 따르면 IS는 실질적 거점인 시리아와 이라크를 포함해 전 세계 12개국에 사실상 본부 또는 지부를 두고 있으며 7개국에는 비밀부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IS가 자신의 지부 현황을 직접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IS는 조직도에서 시리아와 이라크 등 2개국을 ‘주요 지배국’(Major Control)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IS는 시리아와 이라크를 핵심 근거지로 삼고 있지만 최근에는 서방 연합군이 IS의 이라크 팔루자를 궤멸하고 시리아의 근거지인 락까를 사실상 포위해 근거리의 의미는 많이 퇴색했다.
또 ‘중간 수준의 지배국가’(Medium Control)로는 현재 분쟁을 겪거나 최근 크고 작은 테러 사건이 발생한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이집트, 예멘, 체첸, 다게스탄(러시아령 자치공화국), 아프가니스탄, 니제르, 필리핀, 소말리아 등 10개국을 꼽았다. 최근 발생한 터키 이스탄불 공항 테러를 자행한 범인 가운데 1명이 다게스탄 출신으로 밝혀짐에 따라 동유럽도 IS의 새로운 위험지대로 떠오르고 있다.
IS는 이어 '비밀부대'(Covert Units) 주둔 국가로서 알제리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방글라데시, 레바논, 튀니지, 프랑스 등 7개국을 들었다. 이 가운데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수도 파리에서 IS의 동시다발 테러를 당한 국가이고 방글라데시는 2일 IS 세력의 공격으로 외국인 등 20명이 목숨을 잃는 대형 테러 사건을 겪었다.
IS가 이번에 공개한 조직도 내용이 모두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테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부분 IS의 직간접 영향력 아래 테러 위협에 놓인 나라들로 평가된다. 특히 IS가 지난 2년간 중동과 북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아시아로도 세력을 확장한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김정원기자 gard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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