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기간에 선수단ㆍ관중에게
지역특색 살린 도시락 판매 계획
품평회 거쳐 맛과 위생도 보장
꽃다발ㆍ청소 서비스 등도 추진
중소기업-조직위와 소통 애로는
올림픽 앞두고 넘어야 할 과제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손에는 옥수수로 만든 친환경 생수병이 들려 있었다. 또 올림픽 기간 중 런던 맥도널드 매장에서는 다른 지역과 달리 유기농 우유가 판매됐다. 이 제품들은 모두 런던과 인근 도시에 뿌리를 둔 영국의 사회적기업들이 직접 제조해 대기업과 연계해 판매한 제품들. 영국정부와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국정부는 올림픽 협찬사인 코카콜라, 딜로이트, 맥도널드 등과 같은 대기업을 이런 식으로 사회적기업과 연계해 올림픽이 거대 기업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배려했다.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영국에는 200여 개의 지역사회 기업이 발굴ㆍ육성돼 1,000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다. 사회적기업이란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 삶의 질 제고 등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한국에서도 강원 지역 사회적기업들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강원 지역 시민사회ㆍ경제단체ㆍ종교계로 이뤄진 사회적기업활성화 강원네트워크(강원네트워크), 강원도,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이 이런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로컬푸드 도시락 메뉴 개발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체들은 올림픽기간 중 선수단 또는 관중들에게 도내 사회적기업이 지역특색을 살려 제작한 도시락을 제공하기 위해 올림픽조직위원회와 협의 중이다.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경기장에 공급된 도시락에서 식중독균이 나와 국제적 망신을 산 점을 감안, 도시락 품평회를 통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강원도청에서 열린 도시락 품평회에는 춘천봉의산밥집(자활기업), 원주푸드협동조합, 횡성 오음산캠프영농조합법인, 고성지역자활센터 등 6개 기업이 참여해 한우불고기쌈, 생선베이컨, 닭구이말이, 송어스테이크, 오행도시락 등 5개 메뉴를 선보이고 품평을 받았다. 김영준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주임은 “품평회를 통해 도시락의 맛과 위생을 보장한 뒤 다음달 초까지 도시락 이름, 로고, 패키지 개발 등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올림픽 개최기간 중 시상식 꽃다발, 청소ㆍ시설관리 서비스, 강원 특산품 등 50여개에 달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사회적기업이 제공 또는 판매하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지역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규모가 작은 사회적기업의 특성상 이들은 올림픽조직위와의 소통에 애로를 호소한다. 권용범 강원네트워크 사무처장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과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지역사회, 정부, 대기업간 연계가 활발히 이뤄진 결과 사회적기업이 메달수여식 꽃다발, 청소ㆍ폐기물관리 서비스 등을 맡을 수 있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개최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자는 ‘올림픽 유산’ 모토를 전제로 평창올림픽조직위와 지역사회간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3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는 전국의 사회적기업, 사회적 협동조합, 소셜벤처 등 170여개 사회적 경제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2016사회적기업 주간행사 및 사회적경제박람회’가 개최됐다. ‘사회적기업 내일을 비추다’를 주제로 고용노동부와 광주시가 개최한 행사에서는 국제포럼, 정부포상, 기업가 강연 등이 진행됐다. 이 중 5,6월 열렸던 크라우딩 펀딩대회의 성과를 점검하고 현장에서 시민이 사회적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대회 시상식 및 시민투자 오디션’은 사회적기업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회적기업활성화전국네트워크는 홍보를 위해 1일 시민들에게 사회적기업에서 제작한 우산을 대여해주는 ‘너도나도 우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혜련 한국YWCA연합회 간사는 “‘움직이는 광고판’처럼 우산을 쓴 시민들은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신미희 한국YWCA연합회 홍보출판팀 부장은 “사회적기업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 추진, 학생 대상 윤리적 소비 교육 등 시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다양한 활동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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