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출신인 모리 요시로(森喜朗ㆍ78)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君が代)를 제대로 부르지 않는다고 자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일장 ‘훈계’를 했다.
모리 전 총리는 3일 도쿄 도내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일본선수단 격려행사에서 “왜 다들 국가를 일제히 부르지 않는 것인가. 국가도 부르지 못하는 선수는 일본의 선수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보도했다. 행사 프로그램 중 국가를 부르는 순서에서 제대로 기미가요를 부르지 않는 선수가 많았다는 불만을 늘어놓은 것이다. 이어 그는 지난해 럭비월드컵 때 일본 대표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며 기미가요를 불렀다”면서 “(올림픽에서) 선수들에게 바라는 것은 입을 우물우물하는 것 말고 큰 소리로 국가를 부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 호치’는 당시 현장에서 ‘국가 제창’이 아니라 자위대원에 의한 ‘국가 독창’으로 공지돼 있었다며, 독창이기에 따라부르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한 선수들이 상당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군국주의 일본을 상징한다는 좌파 진영의 지적에 따라 일본 사회에서 오랜 논란이 돼온 기미가요는 1999년 국가로 법제화했으며, 현재 학교 입학식이나 졸업식 등에서 제창이 의무화돼 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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