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후반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3골씩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인천 유나이티드가 제주 유나이티드를 꺾고 귀중한 승점 3을 추가했다.
인천은 3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8라운드 제주와 홈 경기에서 0-1로 패색이 짙던 후반 종료 직전 나란히 터진 송시우(23)와 김대중(24)의 연속 골을 앞세워 제주를 2-1로 격파했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제주를 끈질긴 승부 끝에 무너뜨린 인천은 최근 7경기 4승 2무 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인천은 올 시즌 홈에서 첫 2연승의 감격을 누렸다. 김도훈(46) 인천 감독은 1970년생 절친인 조성환(46) 감독과 맞대결에서 이기며 팀간 역대전적에서도 11승 14무 10패로 우위를 잡았다. 또 인천은 지난 개막전 당한 1-3 패배를 설욕하며 전남 드래곤즈를 따돌리고 순위를 한 계단(10위) 끌어올렸다.
인천은 이날을 포함해 최근 7경기에서 4실점밖에 내주지 않는 짠물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단단해지는 수비를 바탕으로 펼치는 날카로운 역습 전략이 이날도 유효했다. 원동력을 포메이션의 변화다. 인천은 파이브백으로 전환한 뒤 특유의 끈끈함이 살아났다. 팀 득점 2위의 상주 상무와 선두 독주 채비에 들어간 전북 현대도 인천의 촘촘한 수비벽을 뚫는 데 애를 먹었다.
제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득점력이 리그 3위(32점)에 올라있지만 인천의 방패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올 시즌 6득점 8도움으로 공격을 이끄는 마르셀로가 별다른 활약을 펼쳐주지 못하며 인천에 역전패를 당했다. 제주는 지난 3경기 1무 2패다.
최근 좋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는 서포터즈들의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오후 들어 구름이 해를 가려 축구를 관전하기 좋은 날씨 속에 진행된 이날 경기는 제주가 주도권을 잡고 나갔다. 인천은 간간이 전개되는 날카로운 역습으로 득점을 노렸다. 양팀은 전반 45분 동안 2~3차례의 찬스를 주고받았지만 득점하지 못한 채 마쳤다.
후반 들어서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답답해진 제주는 후반 10분 이근호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후반 20분에는 김호남을 넣으며 공격의 강도를 높였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30분 이후 인천의 반격이 거세졌다. 후반 33분에는 송시우를 투입하며 결정적인 한방을 노렸다. 득점 없이 끝날 것 같던 경기는 경기 종료 10여분을 남겨놓고 반전을 맞는다. 후반 40분 이근호가 권순형이 떨궈 놓은 볼을 박스 안에서 수비수의 방해를 뿌리치고 득점에 성공했다.
인천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44분 케빈의 박스 플레이를 통해서 찬스를 잡은 송시우가 동점골을 넣었다. 기세가 오른 인천은 후반 추가 시간(48분)에 케빈이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대중이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극적인 역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김도훈 감독은 "정말 뜻 깊고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며 "극장골은 이긴 팀은 좋고 진 팀은 침울하다. 조 감독이 표정에서부터 많이 힘들어 보였다. 제주를 상대로 준비를 하면서 득점이 많은 팀이라 공격을 어떻게 막을까 고심을 많이 했다.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후반 막판 교체 카드를 생각했다. 선제 실점 후 김대중을 넣자고 공격적으로 생각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인천=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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