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이현고 조리종사자 파업
학교 “노조제안 수용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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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외 수당 인상을 요구하는 급식 조리 종사원들과 이를 거부하는 학교 측의 갈등으로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2주째 급식을 먹지 못하고 있다.
3일 경기도교육청과 이천 이현고에 따르면 이 학교 학교급식 영양사, 조리사, 조리종사원 등 경기도 교육공무직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11명이 지난달 20일부터 파업에 나서 학교급식이 중단됐다.
조리종사자들은 “지금 초과근무수당은 통상임금의 1.5배인데 이를 2배로 인상해 달라고 학교에 요구했다”며 “그러나 학교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교섭도 하지 않아 합법적인 쟁의에 나섰다”고 밝혔다.
초과근무수당을 1.5배에서 2배로 올리면 시간당 200원 안팎의 비용 상승이 예상된다.
요구가 거부되자 조리 종사자들이 지난 3월 석식 제공을 중단한 데 이어 이번 파업 시작과 동시에 중식까지 중단해 1,030여 명의 학생들은 도시락을 싸오거나 짜장면, 햄버거, 피자 등을 사먹고 있다. 200여명이 이용하고 있는 저녁식사는 케이터링(출장뷔페)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 모 교장은 “우리 학교는 배치기준보다 1명 더 많은 조리 종사자가 근무 중이며 급식시설 등 여건 개선에 힘썼다”면서 “협상에 나서지 않은 것도 아니고, 이천의 다른 학교와 비교했을 때 근무여건이 열악하다고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업이 길어지자 학교는 지난달 28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다음 학기부터 석식을 아예 없애기로 결정하고 29일 학부모들에 안내문을 돌려 이 같은 방침을 알렸다.
전 교장은 “이재정 교육감이 자율학습 폐지 방침을 밝힌데다 운영위원회의 결정도 있어 2학기부터 석식을 폐지하기로 확정했다”면서 “노조가 석식 폐지에 따른 인력감축을 하지 않으면 파업을 풀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학교로서는 규정 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학교 조리종사자들과 학교 간 초과근무수당 인상 다툼이 3년째 이어지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져 급식 중단에 따른 학생들의 피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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