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짐 아두치. /사진=롯데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무지가 화를 불렀다.
롯데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31)가 금지약물 복용 탓에 '코리아 드림'을 접고 3일 미국으로 떠났다. 아두치는 1일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고 이튿날 가족과 함께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조원우 감독에게 "폐를 끼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번 일은 전적으로 아두치의 잘못이다. 경기를 계속 뛰고 싶은 절박함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으로 이어졌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안고 있는 아두치는 경기력 향상 목적이 아니라 치료 목적으로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옥시코돈을 미국에서 처방 받아 복용했다.
그러나 옥시코돈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금지 약물에 해당됐다. 처방 전 구단 관계자 또는 트레이너에게 상담을 받기만 했더라도 화를 피할 수 있었으나 아두치는 이런 과정을 생략했다. 그 결과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고, 구단은 지난달 24일 소식을 듣자마자 아두치를 1군 엔트리에서 뺐다.
프로야구 도핑 테스트는 올해부터 KADA가 주관하고 있다. 1차 적발 때는 최대 72경기, 2차 적발 때는 최대 시즌 전 경기 출전 금지의 중징계를 받지만 수위는 36경기 출전 정지로 경감됐다. 아두치의 "허리 통증 치료 목적이었다"는 소명이 통했기 때문이다. 징계 결정을 보고 아두치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구단은 방출을 택했다.
아두치는 2003년 플로리다(현 마이애미)에 드래프트 42라운드에 입단해 10년 넘게 프로 무대를 뛰었지만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러던 중 전준우의 군 입대로 외야에 공백이 생긴 롯데가 아두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처음 한국 무대를 밟아 132경기에서 타율 0.314 28홈런 106타점 24도루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홈런-20도루는 구단 최초의 기록이다. 컨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겸비했고, 타구 방향이 부챗살을 그려 한국에서 오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올해 지난 시즌부터 괴롭혔던 허리 부상 때문에 스윙 스피드가 떨어지고 나쁜 공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올 시즌 성적은 64경기에서 타율 0.291에 7홈런 41타점에 그쳤다. 또 선발 출전 횟수는 줄고 대타 출전이 잦았다. 그럼에도 롯데는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아두치만큼 해줄 만한 선수가 없어 끝까지 끌고 가려고 했으나 금지 약물 복용으로 어쩔 수 없는 이별을 택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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