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은 가요계 ‘걸그룹 대목’이다. 걸그룹들이 경쾌한 음악과 춤에 자연스러운 노출로 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여름 음원 시장을 잡기 위한 걸그룹들의 경쟁은 시작됐다. ‘여름 걸그룹’으로 통하는 씨스타는 신곡 ‘아이 라이크 댓’을 내고 올 여름 걸그룹 대전에 불을 댕겼다. SM·JYP·YG 엔터테인먼트 등 3대 가요기획사도 비슷한 시기 소속 걸그룹 신곡 발표를 줄줄이 앞두고 있어 경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어떤 걸그룹들이 경쾌한 신곡으로 한 여름 더위를 날려줄까. 그래서 준비했다. ‘올 여름을 달굴 걸그룹 4’
‘히피 밴드’로 돌아 올 원더걸스
이번엔 레게 음악이다. 1일 공개된 원더걸스의 ‘와이 소 론리’ 티저 뮤직비디오를 보면 쟁쟁거리는 가벼운 기타 연주에 “베이비 아임 소 론리”라고 속삭이듯 노래하는 대목이 흥겹다. 여름을 맞아 원더걸스가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레게 음악을 들고 활동에 나선다. 원더걸스는 오는 5일 ‘와이 소 론리’의 음원을 공개한다. 2007년 데뷔한 원더걸스가 레게 음악을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탈 박진영’이란 실험의 시작이 레게 음악이었던 셈이다. 원더걸스는 JYP엔터테인먼트(JYP)의 대표 프로듀서인 박진영이 만든 곡이 아닌 곡을 데뷔 후 처음으로 새 앨범 타이틀곡으로 내세워 활동한다. 레게와 원더걸스와의 조합은 의외였지만, 궁합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원더걸스가 복고를 주 콘셉트로 내세워 활동한 만큼 레게 음악이 지닌 아날로그적 분위기가 겉돌지 않는다. 지난해 낸 앨범 ‘리부트’부터 밴드 포맷으로 변화를 준 원더걸스는 이번에도 밴드 콘셉트로 신곡을 선보인다. JYP 측에 따르면 ‘와이 소 론리’는 원더걸스 멤버들이 작곡에 참여한 노래다. 원더걸스는 ‘와이 소 론리’의 무대 의상 콘셉트를 1960~70년대 유행했던 히피 스타일로 정했다. ‘히피 밴드’ 원더걸스의 시작이다.
‘꽃보다 청순’ 여자친구
음원사이트 엠넷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6월26일까지 올 상반기 음원판매량(스트리밍+다운로드)1위를 차지한 곡은 걸그룹 여자친구의 ‘시간을 달려서’다. 여자친구가 11일 새 앨범 ‘L.O.L’을 내고 여름 음원 시장 장악에 나선다. 앨범 제목인 ‘L.O.L’은 ‘Laughing out Loud’의 약자로, 크게 웃는다는 뜻이 담겼다. 새 앨범에는 제목처럼 경쾌하고 여자친구 특유의 풋풋함을 어필할 곡들이 실릴 예정이라는 게 여자친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1월 데뷔 후 1년 6개월 만에 발표하는 첫 정규 앨범이다. 여자친구는 1일 그룹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흰색 쇼트 원피스를 입고 환하게 웃는 앨범 티저 이미지를 공개해 풋풋한 모습으로 컴백할 것임을 예고했다. 여자친구는 그간 교복과 체육복 등을 무대 의상으로 입고,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여고생 이미지로 어필해 인기를 누렸다. 데뷔곡인 ‘유리구슬’부터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의 뮤직비디오를 ‘학교 3부작 시리즈’로 찍어 기존 섹시한 걸그룹과 차별을 둬왔다.
YG의 새 힙합 걸그룹 블랙핑크
보이그룹 빅뱅 등이 속한 YG엔터테인먼트(YG)가 기획한 새 걸그룹 블랙핑크는 이르면 이달 새 앨범을 내고 활동에 나선다.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가 블랙핑크를 ‘여름 걸그룹’이라 소개한 만큼 블랙핑크는 여름에 어울리는 경쾌한 힙합 스타일의 댄스곡을 들고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YG 측에 다르면 YG는 이달 말 블랙핑크의 데뷔를 목표로 현재 3곡의 뮤직비디오 촬영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수(21), 제니(20), 리사(19), 로제(19) 네 멤버로 구성된 블랙핑크는 평균 5년 동안 YG에서 연습생 생활을 거치며 실력을 다져왔다. 특히 소울풀한 음색이 특징이라는 제니가 팀의 ‘비밀 병기’다. 블랙핑크란 팀 이름엔 가장 예쁜 색으로 표현되는 핑크색에 이를 살짝 부정하는 블랙의 이미지를 덧붙여 ‘예쁘게만 보지 마라’라는 의미가 담겼다. 걸그룹 2NE1의 씨엘이나 옛 멤버 공민지를 이을 신인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YG가 2009년 2NE1을 데뷔시킨 뒤 신인 걸그룹을 내놓는 건 7년 만이다.
‘덤덤’ 다음은? 출격 앞둔 레드벨벳
지난해 데뷔곡 ‘덤덤’으로 인기를 누린 걸그룹 레드벨벳도 여름 걸그룹 대전을 맞아 출격준비에 한창이다. SM엔터테인먼트(SM)관계자에 따르면 레드벨벳은 이달 컴백이 유력하다. 팬들의 관심사는 레드벨벳의 컴백 콘셉트다. 레드벨벳이 강렬한 ‘레드’와 여성스러운 ‘벨벳’의 이미지를 번갈아 내세우며 활동해 왔기 때문이다. 레드벨벳이 지난해 3월 ‘덤덤’ 활동에서는 레드 콘셉트로, 지난 3월 낸 ‘7월7일’ 활동에선 벨벳 콘셉트로 활동해 새 앨범엔 레드 콘셉트로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레드벨벳은 SM 안에서 가장 대중성이 강한 걸그룹이다. SM이 걸그룹 에프엑스는 실험성에 방점을, 레드벨벳은 친근함에 주력해 새 앨범 콘셉트를 꾸려서다. 레드벨벳은 JYP의 걸그룹 트와이스와 함께 ‘4세대 걸그룹’으로 가장 각광 받는 팀이다. 지난 5월 한국일보가 대학생 441명을 상대로 2010년 이후 데뷔한 걸그룹 16팀을 대상으로 ‘대학 축제에서 가장 보고 싶은 걸그룹’을 묻는 설문을 진행한 결과 레드벨벳은 트와이스(187명·42.4%)에 이어 2위(176명·39.9%)를 차지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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