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연속 목표치 벗어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14일 연초부터 이어진 저물가 상황에 대해 직접 설명한다. 물가 안정이 최대 목표인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까지 나오는 현 상황을 진단하고 대응방안을 밝히는 자리로, 한은 총재가 저물가를 두고 대국민 설명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오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8%에 그쳐 1월부터 6개월 연속 물가안정목표(2%)에서 0.5%포인트 이상 초과 이탈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상반기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9%로, 1월 0.8%→2월 1.3%→3ㆍ4월 1.0%→5ㆍ6월 0.8%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은이 4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전망한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1.0%)보다도 낮은 수치다.
앞서 지난해 12월 한은은 ‘2016년 물가안정목표’ 발표를 통해 올해 물가안정목표를 2%로 정하고 물가상승률이 6개월 연속 목표치에서 0.5%포인트 이상 벗어날 경우 총재가 그 이유와 대책을 설명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번 설명회는 물가안정목표 설명의무제 도입 후 시행하는 첫 사례가 된다. 한은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총재가 물가안정목표를 밑돌게 된 원인과 물가 전망경로,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등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수년째 한은의 목표를 계속 밑도는데다, 저물가 원인이 국제유가 하락 등 대외요인과 크게 관련돼 있어 이 총재의 대국민 설명회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성장ㆍ저물가 장기화로 국내 경제의 경기회복 속도가 취약한 상황”이라며 “한은 총재가 책임을 지고 설명에 나선다는 상징성 외에 큰 의미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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