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사망설, 경찰 수사 착수

지난달 30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 중인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내원객들이 오가고 있다. 이날 증권시장 등에 유포된 이건희 회장 사망설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 회장은 현재 2년 넘게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이건희 회장 사망설 유포 사건에 대한 수사를 1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요청했다. 지난달 30일 낮 12시 증권시장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삼성 이건희 회장 사망. 오후 3시 발표 예정. 엠바고’라는 내용의 글이 급속하게 번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내부 법률검토 작업을 거쳐 전기통신사업법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수사의뢰 진정서를 접수했다. 허위 사실을 유포해 주식 시세를 조정한 것이 자본시장법 위반, 통신시설을 이용한 허위사실 유포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삼성물산 주가는 소문이 퍼진 지 1시간 만에 8%나 올랐고,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은 삼성SDS도 장중 7%대 급등세를 보였다.

그 동안 이 회장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 허위 정보가 유포된 적은 있었지만 삼성이 수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증시 교란 세력이 허위 사실을 퍼뜨려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선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삼성이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경찰은 관심사가 큰 사안인 만큼 이 사건을 일선 경찰서에 배당하지 않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이른바 ‘찌라시’ 등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수사 전문가를 동원, 최초 유포자를 찾는 데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