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기준 수출 두 달 연속 상승세
선박ㆍ컴퓨터 부문 증가 두드러져
1년 반 넘게 내리막길을 걸어온 우리나라 수출이 감소폭을 줄여가고 있어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수출은 453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감소했다. 월간 기준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월(-1.0%) 이후 계속 감소해왔으며, 올 들어서도 세 차례(1ㆍ2ㆍ4월)나 두 자릿수 감소 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5월(-6.0%)을 거치며 감소폭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6월 하루 평균 수출액도 19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였다. 일 평균 수출액은 지난 3월 17억9,000만달러 이후 줄곧 증가세다. 특히 기업 수익성과 직결되는 6월 원화 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보다 2.4% 늘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업이 달러로 받은 수출 대금을 원화로 바꿨을 때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이 늘었다는 의미다.
품목별로는 선박(29.6%)과 컴퓨터(19.8%) 부문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선박은 해양플랜트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출에 힘입어 지난 5월 16.7%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컴퓨터는 차세대 모바일 저장장치 등의 선전 덕에 5월 1.2%에 그쳤던 증가율이 크게 뛰었다. 반면 자동차와 평판디스플레이, 석유화학ㆍ석유제품 등은 감소율이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인도 수출이 4.6% 늘어 증가로 전환했고, 베트남 수출도 9.9%로 호조세를 보였다. 미국(-7.0%)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10.3%), 유럽연합(-16.3%) 등으로의 수출은 부진했다.
폭이 줄었을 뿐 감소세는 여전히 이어지면서 월 기준 최장 수출 감소 기록은 18개월로 늘었다. 이전 최장 기록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 13개월이었다.
상반기 수출액은 총 2,41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줄었다. 수입은 1,92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하반기엔 주력 품목 수출단가 안정화와 세계경제 소폭 개선 등으로 수출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경상수지 흑자는 103억6,000만달러로 전달(33억7,000만달러)보다 크게 뛰었다.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흑자로 2013년 3월 이후 51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출 감소폭이 줄어든 데다 국내 기업들이 외국에서 받은 배당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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