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히트 노런 후 환호하는 보우덴. /사진=연합뉴스
[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두산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30)은 개인 첫 노히트 노런까지 아웃카운트 3개를 남겨놓고 무려 124개를 던졌다. 이미 자신의 종전 한 경기 최다 투구 수(118개)를 넘긴 상태에서도 마운드에 올라 130개째 직구를 시속 145㎞까지 찍었다.
또 133개째 포크볼을 상대 타자가 파울로 커트하자 모자를 벗어 땀을 닦은 뒤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결국 139개째 포크볼로 27개의 아웃카운트를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잡았다. 이렇게 프로야구 통산 13번째 대기록이자 최다 투구 노히트 노런을 작성했다.
보우덴은 30일 잠실 NC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무피안타 3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고 팀의 4-0 영봉승을 이끌었다. 시즌 10승(3패)째를 노히트 노런으로 완성한 그는 외국인 선수로는 NC 찰리 쉬렉(2014년 6월24일 잠실 LG전), 두산 유네스키 마야(2015년 4월9일 잠실 넥센전)에 이어 세 번째 대기록을 세웠다. 또 구단 사상 선수로도 장호연(1988년 4월2일 부산 롯데전), 마야에 이어 세 번째다. 보우덴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양의지는 지난해 마야에 이어 노히트 노런을 두 차례 합작했다.
보우덴은 최고 시속 151㎞의 직구(75개) 위주의 투구를 하며 포크볼(35개), 커브(17개), 슬라이더(12개)를 곁들여 NC 타선을 요리했다. NC 강타자 에릭 테임즈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고 박석민이 2회말 수비 때 허리 통증으로 빠진 것도 보우덴에게 호재였다. 팀 타선은 안타 9개로 4점을 뽑아 든든한 지원 사격을 했다.
8회까지 124개를 던진 보우덴은 노히트 노런 의지를 갖고 9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선두 타자 김준완을 공 4개로 가볍게 삼진을 잡고 3번 박민우와 6구까지 가는 긴 승부를 펼친 끝에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또 가장 까다롭게 여겼던 마지막 타자 나성범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했다. 보우덴의 139개 투구는 마야의 136개를 넘어서는 최다 투구 노히트 노런이다.
보우덴은 경기 후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기분이 좋다"며 "9회 마운드에 오를 때 팬들의 에너지가 대단해서 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일 (팔이) 많이 아플 것이라 생각했지만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가치 있는 기록이었다"고 덧붙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두 자릿수 승리를 노히트 노런으로 달성한 보우덴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고 싶다"면서 "양의지와 호흡과 좋은 야수들이 만든 기록"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고척에서는 넥센이 선발 전원 안타를 때려내며 한화를 11-5로 꺾었다. 넥센은 선발 박주현이 3⅔이닝 4실점에 그친 뒤 물러났지만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상수와 마정길, 오재영이 남은 이닝을 잘 막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한화는 넥센(14안타)보다 단 한 개 적은 13안타를 때려냈지만 집중타를 터트리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수원에서는 kt가 SK를 10-5로 누르고 3연패를 끊었다
잠실=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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