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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열정ㆍ꿈ㆍ사회성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과장된 표현은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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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열정ㆍ꿈ㆍ사회성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과장된 표현은 독

입력
2016.06.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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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좌우명 쓰기 대회 참가”

→어떤 좌우명 썼는지 밝혀야

분량 제한돼 핵심정보만 빠짐없이

비교과 ‘창의적 체험활동 상황’은

학교에서 실시된 국내활동만 기술

학기 중 만든 동아리는 해당 안돼

교사가 쓰는 ‘교과학습발달 상황’

성적보다 학업능력 관찰해 작성

학부모 지위ㆍ직업 암시 내용 안돼

허송한 고교 시절을 단기 승부로 만회하곤 했던 ‘대학 입시 일확천금의 시대’가 가고 있다. 이제 대학들은 지금 수험생이 쥐고 있는 점수(현재)도 보지만 그의 성장 스토리(과거)와 가능성(미래)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확대일로인 대입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종합전형 선발의 비중이 그 증거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고 했다. 어떻게 쓰인 학생부를 대학들이 눈여겨보고 모범 학생부로 치는지 학부모ㆍ학생이 알아야 한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의 진학지도 자료와 교육부가 펴낸 학생부 기재 요령의 핵심을 정리해 봤다.

바람직한 학생부 제1 요건은 구체성

6월 22일 교육연구정보원이 고교 1, 2학년 담임 및 교과 교사 1,000여명을 대상으로 연 설명회 자료집에는 학생의 역량과 성장 과정이 학생부에 어떻게 기록돼야 하는지 상세히 소개돼 있다. 특히 교사들이 실제 작성한 학생부를 조효완 광운대 입학전형전담교수와 이석록 한국외국어대 입학사정관실장 등 두 현직 사정관이 첨삭 식으로 지도했다.

두 사정관이 가장 강조한 것은 기록의 구체성이다. 개념어로 학생 특성이 제시된 뒤에는 반드시 그것을 밑받침할 수 있는 사실ㆍ근거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늘 호기심 어린 눈빛과 집중력 있는 태도로 수업에 임하는 학생”이라는 묘사에는 호기심의 대상이나 드러난 행위 등 그 실체를 짐작케 할 수 있는 서술이 함께해야 한다.

“학교 축제에서 재치 있는 퀴즈로 관객들을 집중시키는 등 뛰어난 진행능력과 창의력을 보여줬다”거나 “영어로 좌우명 쓰기 프로그램에 참가해 미국 여배우인 오드리 헵번의 좌우명을 배우고 그처럼 상냥한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는 표현도 구체성이 부족하다. 재치 있는 퀴즈가 뭔지, 자신은 어떤 좌우명을 썼는지 같은 필수 정보가 빠져 있어서다.

과장은 독(毒)이 될 수 있다. 사정관들은 “수업시간에 수업에 몰입하는 자세가 아주 우수하다”는 문장을 예로 들며 “‘진지한 자세’나 ‘집중해 수업에 임하는 자세’ 같은 표현으로 바꾸면 좋을 듯하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화사한 수식어는 거부감을 주거나 불신감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분량 제한이 있는 만큼 효율성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학교 관련 정보나 지엽적 활동을 다 넣으려다 정작 학생의 장점을 드러내는 데 꼭 필요한 정보가 누락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사정관은 “핵심 활동만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묘사하되 과장의 유혹과 동어반복의 함정을 피해야 개별 학생의 탁월성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핵심만 압축적으로 담는 전략도 중요

학생부는 크게 10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인적사항 ▦학적사항 ▦출결상황 ▦수상경력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진로희망사항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교과학습 발달상황 ▦독서활동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이다. 무한정 쓸 수 없는 만큼 핵심만 압축적으로 담는 전략이 요구된다.

비교과 활동을 기록하는 항목이 창의적 체험활동상황이다. 자율활동과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을 포함한다. 학교에서 실시된 국내 체험활동만 입력 가능하다. 자기 흥미ㆍ적성에 맞는 교내 동아리가 없다면 직접 자율동아리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다만 학기 중 만든 동아리 활동은 학생부에 기록할 수 없다.

교과학습 발달상황은 두 부분인데 교과 성적(내신)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다. 세부능력ㆍ특기사항은 과목별 500자 이내다. 수업 태도와 수업 관련 노력 등 교과 성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학생의 학업 능력을 교과 교사가 수업 중 관찰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장ㆍ단점과 변화 가능성 등 학생의 총체적 특성을 담임 교사가 1,000자 이내로 입력한다.

교육부가 5월 시ㆍ도교육청에 배포한 올해 기재 요령에 따르면 올해부터 교사는 올해부터 학생부의 어떤 항목에도 부모의 지위ㆍ직업, 사회경제적 환경이 암시되는 내용을 쓸 수 없다. 또 교내 대회에 참가만 하고 수상하지 못했을 경우 이를 학생부에 입력해선 안 된다.

외화내빈 학생부는 절대 금물

“수상과 봉사 시간, 내신, 독서 기록 등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합격생들 실적을 역추적해 보면 우수한 경우가 대다수다.” 교육연구정보원 진학지도 자료집에 소개된 한 사정관의 말이다. 인위적으로 화려하게 치장한다고 아름다워지는 게 아니라 내실을 다지다 보면 저절로 진면목을 드러내는 것이 학생부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교사ㆍ학생 모두 분식(粉飾)의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 실제와 기록 간 차이가 밝혀지면 오히려 진실성이 오염될 수밖에 없다. 임유원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관은 “성장 가능성 확인을 위한 단서 중 하나인 학생부 기록에만 집착하기보다 학교 생활을 더 충실히 하는 게 옳다”며 “결국 학생부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통해 보완된다”고 말했다.

학생부 종합전형 비교과 영역 대비는 창의적 체험활동 이수로 충분하다는 것이 입학사정관들의 이구동성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이 요구하는 다양성, 열정, 꿈ㆍ끼, 자기주도성, 인성, 사회성은 창의적 체험활동의 공동체의식, 소질ㆍ잠재력 계발, 창의적 태도와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각종 경진대회, 과제연구(소논문) 등에 비용과 헛심을 쓰지 말라는 경고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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