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높아 배출가스 적지만
정부 세제지원 혜택 못받아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과 내수 진작을 위해 자동차에 대한 세제 지원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정작 연료 효율이 높아 배출가스를 적게 내뿜는 경차는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개별소비세법은 배기량 1,000㏄ 이하 차량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올해 6월말까지 시행한 개소세 인하(5%→3.5%)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친환경 소비 진작을 위해 내놓은 대책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배출가스 감소를 위해 10년 이상 탄 노후 디젤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구입할 경우 개소세와 취득세를 깎아주는 게 핵심인데, 경차는 취득세도 원래 면제받아 달라질 게 없다.
배기량 1,000㏄ 미만에, 길이 너비 높이가 각각 3.6mㆍ1.6mㆍ2.0m 이하인 경차는 엔진과 차체가 작아 연료 효율성이 높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배출가스도 적게 내뿜는다.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차 대신 세금 인하로 최대 143만원까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준중형, 중형 가솔린이나 디젤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승용 경차는 기아자동차 ‘뉴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GM)의 ‘더 넥스트 스파크’다. 스파크는 1.0 가솔린 엔진, 모닝과 레이는 1.0 가솔린이나 ‘바이 퓨얼’(가솔린+LPG) 엔진을 써 디젤차처럼 과도한 질소산화물(NOx)을 내뿜지 않는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자동변속기 기준 스파크가 107~117g/㎞, 모닝이 107~122g/㎞라 친환경차로 지정된 현대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91∼95g/㎞)와 큰 차이가 없다.
올해 1~5월 모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18.5% 줄어든 2만8,958대, 레이는 24.5% 감소한 8,059대가 판매됐다. 스파크는 62.9%가 증가한 3만5,128대가 팔려 경차 총 판매량(7만2,145대)이 준중형차(6만9,978대)를 앞섰지만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에어컨ㆍ냉장고를 얹어주는 등 파격 할인에 나선 두 업체간의 출혈경쟁 영향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경차는 하이브리드차 못지 않게 친환경적이지만 이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줄어 각종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