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부당 처우로 논란을 부른 출판사 자음과모음이 내고 있는 계간지 ‘자음과모음’ 편집위원들이 가을호부터 이 문예지의 무기한 휴간을 선언했다. 이 출판사에서 책을 낸 작가 중 일부는 자신의 책을 절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황광수 심진경 복도훈 박인성 박권일 등 ‘자음과모음’ 편집위원들은 29일 편집위원회를 열어 ‘당분간 잡지를 내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뒤 이런 뜻을 정은영 대표에게 전했다.
편집위원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최근 불거진 이 출판사 편집자 윤정기씨 처우 논란 때문이다. 자음과모음은 회사의 직원 처우에 항의해 온 윤씨를 최근 쓰레기와 먼지로 가득한 사무실로 발령 내며 사실상 사직을 종용해 구설에 올랐다. 이에 언론노조 출판지부가 자음과모음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자음과모음에 항의하는 독자, 저자, 출판노동자 공동 서명’에 나섰다. 이 출판사에서 ‘지구에서 한아뿐’이라는 소설을 낸 정세랑 작가는 자신의 책 절판을 요구했고, 진연주 백민석 등 다른 소설가들도 SNS를 통해 계간 자음과모음에 글을 연재하는 것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정은영 대표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윤정기 사원의 부당전보와 이번 근무지 이전 조처로 독자와 작가 여러분, 관계자 여러분께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렸다”며 “무엇보다 그간 심적으로 고통을 겪었을 윤정기 님께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또 “윤정기 사원의 부당 전보와 근무지 변경은 윤정기 사원의 근무 조건과 업무 환경을 살피지 못한 명백히 잘못된 조처였음을 인정”한다며 “윤정기 사원의 자음과모음 편집부로의 복귀와 적절한 편집 업무 배정을 시행하겠다.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성실한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밝혔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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