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앙골라 석유회사에
드릴십 인도할지가 첫 고비
대우조선 분식회계 확정 땐
자구계획 통해 성과급 환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을 분할 매각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 특화 조선소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우조선 구조조정 대책을 묻는 질문에 “작년과 올해 수주절벽이라는 상황이 발생해 조선 3사에 대한 큰 그림을 구상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며 “공식화하기는 부담이 크지만 대우조선의 조치에 대한 몇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이 언급한 시나리오는 ▦방산 부문 분리 매각 ▦액화천연가스(LNG)운송선 특화조선소로 전환 ▦‘굿 컴퍼니’와 ‘배드 컴퍼니’로 분리한 뒤 굿 컴퍼니 매각 대금을 배드 컴퍼니 채권자가 나눠 갖고 배드 컴퍼니는 청산하는 방안 등이다.
이어 이 회장은 “대우조선은 첫 고비가 7월말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에 10억달러 규모 드릴십을 정상적으로 인도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인도되지 않을 경우 9월초 (만기가 도래하는)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상환부터 문제가 생겨 ‘나쁜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나쁜 시나리오’에 대비해 대우조선의 생산설비 추가 감축을 통한 2조원 이상 자금 확충 방안을 세워둔 상태다.
이 회장은 또 대우조선이 분식회계로 조작한 성과를 근거로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성과급을 환수해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 “상당 부분 인정이 된다”며 “분식이 확정되면 자구계획을 통해 환수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기재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한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에게는 수은이 지난 6년간 1조8,000억여원을 쏟아 부은 성동조선에 대한 여신 건전성을 ‘요주의’(충당금 적립비율 4% 이상)로 분류하면서도 다른 중소조선사 여신은 ‘고정 이하’ (적립비율 20% 이상)로 다르게 분류한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수은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려고 일부러 여신 건전성을 다르게 분류했다는 의심이 든다”는 엄용수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이 행장은 “성동조선은 아직 연체 등이 발생하지 않았다. 여신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 행장은 “(성동조선 구조조정은) 협력업체인 700개 중소ㆍ중견기업이 연관돼 있어 이 기업들을 어떻게 껴안고 갈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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