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당 대회 인사개편 전초전”
리커창 총리 계열 공청단 한직으로
시 주석 반부패 드라이브 압박에
공직자 자살률 6배로 급증하기도
중국 공산당이 7개 성(省) 수장에 대한 인사에 착수했다. 내년 가을 제19차 당 대회에서 결정될 인사 개편의 전초전이라는 해석과 함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세력 기반인 ‘저장방(浙江幇)’ 세력이 약진하고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후퇴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루신서(鹿心社ㆍ60) 장시(江西)성 성장과 왕궈성(王國生ㆍ60) 후베이(湖北)성 성장이 각각 장시성 서기와 칭하이(靑海)성 서기로 승진 임명됐다. 또 뤄후이닝(駱惠寧ㆍ62) 칭하이(靑海) 성 서기는 산시(山西)성 서기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리창(李强ㆍ57) 저장성장은 장쑤(江蘇)성 서기로 승진 임명되고, 저장성장에는 처쥔(車俊) 신장위구르자치구 당부서기가 발탁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들은 모두 저장성을 기반으로 권력 기반을 다진 ‘저장방’ 인물들로 분류된다.
반면 공청단 출신으로 후진타오 주석 집권 시절 승진 가도를 달려왔던 뤄즈쥔(羅志軍ㆍ65) 장쑤성 서기는 퇴임하고, 창웨이(强衛ㆍ63) 장시성 서기는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의 한직으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홍콩명보가 전했다.
이대로라면 내년 가을 새로 구성될 최고 지도부에서도 ▦시 주석의 세력 기반인 저장방과 태자당(太子堂ㆍ혁명 원로 자제 그룹)의 약진 ▦공청단의 퇴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현 5세대 지도부는 시 주석 계열인 저장방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상하이방(上海幇) 인물들로 구성돼 있으며, 권력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공청단 출신이다.
시 주석의 세력확장이 착착 진행되는 가운데 시 주석과 6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등 중국 최고 지도부 7명은 공산당 창당기념일(7월 1일)을 앞둔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창당 95주년 기념 음악회를 함께 관람하면서 결속을 과시했다. 이날 공연은 당과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유명 혁명가요(훙거ㆍ紅歌)로 구성됐고, 영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의 대표곡 ‘희망의 들판에서’도 공연 목록에 포함됐다. 창당기념일을 전후로 좌담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면서 당내 결속을 다지고 시 주석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방정부 수장 인사가 공표된 날 공교롭게도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공직자 자살률이 급증했다는 보도가 나와 중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3년 3월 시진핑 정권 출범 후 자살한 공직자는 3년여 동안 120명에 달한다. 반면, 후진타오 전 주석 집권 (2003~2013년) 10년 동안 자살한 공직자는 68명으로 집계됐다. 자살자 수와 집권 기간 등을 감안하면, 시 주석 체제에서 공직자 자살 비율은 6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공직자 자살률 급증은 시 주석 집권 이후 반부패 드라이브가 강하게 걸리면서 기존 부패권력층이 다양한 방식으로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공산당 최고 권위지 주스(求是)의 총편집장 주톄즈(朱鐵志ㆍ56)가 25일 목을 맸고, 류샤오화(劉小華ㆍ56) 광둥성 당위원회 부비서장도 12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이달에만 4명이 숨졌다. 이들의 자살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두 비리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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