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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가 조선 비리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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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가 조선 비리 파헤칩니다”

입력
2016.06.3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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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왼쪽)의원과 추리작가 손선영씨가 3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운종가의 색목인들’ 출간기념간담회에서 소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엔트리 제공
표창원(왼쪽)의원과 추리작가 손선영씨가 3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운종가의 색목인들’ 출간기념간담회에서 소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엔트리 제공

“셜록 홈스는 어릴 적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갔던 저의 나쁜 습관을 고쳐준 영웅이자 롤모델입니다. 홈스처럼 사랑 받는 토종 탐정 캐릭터를 인큐베이팅하는 한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고발하는 소설이 됐으면 합니다.”

프로파일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추리작가 손선영씨와 함께 ‘운종가의 색목인들’(엔트리)이라는 역사 추리소설을 냈다. 셜록 홈스가 라이헨바흐 폭포 아래로 떨어져 실종됐던 3년 간 조선에 있었다는 가정 하에 쓴 ‘셜록, 조선을 추리하다’ 시리즈의 1편이다. 조선으로 온 홈스는 최고의 명의 이제마를 만나 당시 장안을 떠들썩하게 한 색목인 기생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친다.

표 의원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치에 입문하기 전 ‘한국의 연쇄살인’ ‘정의의 적들’ 등 논픽션 서적을 여럿 펴냈으나 소설을 쓴 것은 처음”이라며 “숱한 범죄현장을 접하며 갖게 된 리얼리티라는 강점을 소설로 승화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추리소설계의 거장 김성종 선생 이후로 대중에게 크게 어필하는 소설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도 동기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표 의원과 손 작가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1월.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모두 담은 소설을 써보자고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스토리 라인과 인물 설정, 범죄 심리를 놓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 나눈 이야기를 토대로 손 작가가 초안을 쓰고 표 의원이 의견을 제시하면 수정하는 식으로 협업이 이뤄졌다.

이들이 이번 소설의 최대 강점으로 꼽는 것은 리얼리티다. 표 의원은 “미국, 유럽, 일본을 주축으로 하는 현대 추리소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얼리티”라며 “반전이나 서스펜스만으로는 부족하며 아주 치밀하고 현장감 있는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학계)외부인으로서 조심스럽지만 우리 추리소설계가 발전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작가들이 문학적 측면에 치우쳐 리얼리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이 부분이 보강된다면 한국 추리소설도 일본처럼 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손 작가는 “글을 쓸 때 자료를 구하는 데 한계를 많이 느끼는데 이번 작업에선 혈흔의 형태, 피가 분사되는 방향 등 대단히 구체적인 자료를 갖고 집필할 수 있었다”며 “추리소설의 핵심은 치밀한 근거를 바탕으로 어떤 사람이 범인일 수 밖에 없게 올가미를 만들어가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정계 입문과 책 출간이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출마 때문에 책 출간이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설을 쓰기 시작할 당시엔 추리소설과 영화 산업 쪽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며 “소설이 완성되고 교정하는 중에 내가 정치에 입문하는 바람에 손 작가와 했던 ‘좋은 추리소설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약속을 배신하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강남역 살인 사건부터 최근 부산 경찰관과 여고생 사건까지, 지금 우리 사회가 약자를 대하는 태도는 조선 때와 크게 다를 바 없다”며 “이 책이 소설로서도 재미있게 읽히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사회의 비리를 드러내 많은 이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함께 개선해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신재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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