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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친환경에너지타운이 가져올 새로운 기회

입력
2016.06.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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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2시간을 가면 전형적인 전원 마을 윤데가 나온다. 15년 전 이 마을은 바이오에너지 보급에 푹 빠진 괴팅헨대학의 연구진들의 방문으로 큰 변화가 생겼다. 연구진은 윤데 마을 주민을 2년 동안 끈질기게 설득하고 교육한 결과, 세계 최초로 100% 바이오에너지자립마을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다. 이제 윤데 마을은 소ㆍ돼지 분뇨로 에너지를 만들어 이웃마을까지 공급해 주는 ‘미래가 있는 바이오 마을’로 성장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오스트리아 빈의 인기 관광코스 슈피텔라우 소각장은 원래 칙칙하고 어두운 외관으로 사람들이 꺼리는 시설이었다. 건축가이자 환경운동가인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서가 최첨단 배기가스정화시설을 설치한 소각장에 특유의 곡선과 나선, 강렬한 색채를 새겨 넣어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외관에 쓰인 재료는 모두 재활용품으로 기계, 환경, 예술을 통해 혐오시설에 대한 거부감을 역발상으로 극복한 대표적 사례이다.

우리나라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에너지 자립’과 ‘온실가스 감축’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자 에너지신산업의 하나인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쓰레기매립장, 분뇨처리장, 화장장 등과 같이 기피 비선호 유휴시설에 태양광, 풍력 발전소를 설치해 주민들이 혜택을 누리는 새로운 모델이다.

작년 말 준공된 강원 홍천군 친환경에너지타운에서는 가축분뇨, 음식물 찌꺼기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도시가스로 정제해 주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부산물은 퇴ㆍ액비로 만들어 판매해 마을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하수처리장 부지에 설치한 태양광과 소수력발전을 통해 수익도 창출한다. ‘주민들이 떠나던 악취 피해 마을’이 ‘누구나 살고 싶은 친환경 마을’로 변모하고 있다.

홍천 사례는 친환경에너지타운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해주었으며, 이러한 성과 확산을 위해 전국적으로 19개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동, 안산 등 11개 지역 모두 연내 착공하여 조속히 성과를 거둘 계획이다.

경남 하동군 한센인 마을에 들어서는 친환경에너지타운은 기피시설인 폐축사를 철거한 후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인근 시설 하우스에는 지열을 이용한 난방에너지를 공급한다. 주민들은 태양광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파프리카 등을 재배하여 높은 수익도 얻게 될 것이다. 주거환경이 낡고 비좁고 냄새나는 마을은 지붕개량, 하수도 정비, 골목길 확장 등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마을로 변화할 것이다. 경기 안산시 시화산단 옆에 들어서는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산단에서 나오는 폐활성탄을 재생해 싼값에 입주기업들에 제공한다. 재생과정에서 나오는 폐열 또한 지역난방 사업자에게 판매하고 식물원 등에 무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렇게 해서 산업단지 환경개선과 지역주민에 대한 친환경에너지 공급, 주민편의시설의 에너지자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가 직면한 에너지 문제와 지역 환경 문제에도 해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월 에티오피아 정상방문에서 양국은 에티오피아 최대 난제인 전력과 물 부족의 해결책으로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또 지난 4월 필자가 방문한 폴란드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쓰레기처리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양국 간 공동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때마침 폴란드 정부는 연내에 주민, 기업, 지자체 등의 협력체가 에너지사업이 가능하도록 재생에너지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친환경에너지타운 수출을 통해 우리 기업의 수출기회도 창출될 것이다.

지난해 12월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온실가스 감축과 같은 기후변화 대응 문제가 전 지구적 이슈로 부각되었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은 기후변화 대응이 비용과 부담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인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역발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 줄 것이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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