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바유드 튀니지軍 준장
IS 혐의 체포된 아들 찾아 터키행
끝내 아들 만나지 못하고 숨져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입한 아들을 설득하기 위해 터키를 찾았던 아버지가 이스탄불 공항 테러의 희생자 명단에 포함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튀니지 육군 병원의 어린이병동 책임자인 군의관 파티 바유드 준장은 IS에 가담한 혐의로 터키 당국에 체포된 아들(30)을 설득하기 위해 이스탄불에 머무르다가 공항 테러의 희생자가 됐다. 그는 터키를 방문하는 아내를 만나기 위해 아타튀르크 공항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의 한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한 바유드 준장의 아들은 몇 달 전 여자친구와 함께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들어가 IS에 가입했다.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대원으로 활동했다. 튀니지 정부 관계자는 “바유드 준장의 부인이 아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튀니지 여성과 결혼해 시리아에 있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튀니지는 ‘재스민 혁명’으로 민주화를 이뤘지만, 과도정부의 혼란 속에서 IS가 세력을 뻗치며 지난해 약 6,000여명이 IS에 가입했다.
바유드 준장의 아들은 몇 달 전 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터키군에 붙잡혔다고 한다. 바유드 준장은 아들이 테러 조직에서 탈퇴하는 조건으로 석방을 제안하자 아들을 설득하기 위해 터키를 이전에도 몇 차례나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끝내 아들을 품에 안지 못한 채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됐다. 튀니지 외무부는 터키에 바유드 준장의 시신과 함께 그의 아들을 송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타튀르크 공항 테러의 희생자는 이날 43명으로 늘었다. AP 통신에 따르면 공항의 식당 종업원이었던 멀브 이잇(22ㆍ여)이 테러 당시 배와 머리 등에 파편을 맞아 이스탄불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IS는 아직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지 않았지만, 터키 정부와 미국 정부는 IS소행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모든 단서가 IS를 가리킨다”고 발표했고, 존 브래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수십 명의 희생자를 낸 터키 국제공항 테러는 IS 악행의 전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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