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봇짐장수와 등짐장수로 알려진 보부상(褓負商).
나름 정해진 규율에 따라 전국 시장을 돌며 재화를 유통시키고, 강대한 조직체로 성장했다. 보부상은 상호부조의 미덕을 발휘하고, 병자를 구제하는데도 앞장섰다.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때는 식량을 운반하거나 전투에도 가담하는 등 적을 물리치는데 공헌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일제의 말살 기도에 따라 전국의 보부상 단체는 거의 소멸됐다.
다행히 충남 예산군 예덕상무사와 부여군 홍산 저산팔읍 보부상이 겨우 명맥을 잇고 있다.
보부상의 정통성을 잇고 있는 이들 두 상단이 29일 한 세기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화합 한마당을 펼쳤다.
예덕상무사와 저산팔읍 보부상은 정부 지정 ‘문화가 있는 날’인 이날 부여 중앙시장에서 장꾼들과 함께 전통 서린 판굿과 길놀이, 장마당놀이 등을 펼쳤다.
이 날 중앙시장은 엽전도시락 맛보기, 토우ㆍ복식ㆍ떡메치기 체험, 청운대 갈라뮤지컬 공연 등 장터 풍경이 물씬한 이벤트도 줄을 이었다.
충남문화재단(이사장 안희정)이 주최한 이날 행사는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사업추진단 관계자 등도 동참해 충남에 전승되는 보부상의 맥을 확인했다.
충남문화재단은 지난 16일 보부상의 활동과 역사적 조명, 전통문화로서의 가치의 의미,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는 학술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이종원 충남문화재단 대표는 “처음 시도한 보부상 화합 행사는 충남의 생동하는 전통문화인 보부상의 새로운 길을 찾는 디딤돌”이라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향한 시발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최정복 기자 cj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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