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원(63) 농협중앙회장이 30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이날 오전10시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회장은 검찰청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을 향해 “있는 그대로 검찰에서 조사를 잘 받고 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1월 12일 농협 회장 선거 결선투표 직전 제3자를 통해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은 투표 당일 선거운동이나 후보자 본인이 아닌 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그러나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1차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한 김 회장은 3위로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한 최덕규(구속) 후보 측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 후보의 자택을 압수수색 해 김 회장과의 연대를 암시하는 메모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선거 20여일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회장의 지지율이 부풀려진 정황을 잡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여론조사업체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다만 검찰 주변에선 “호남 출신인 김 회장을 겨냥해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최종 수사결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공소시효가 완료되는 내달 12일 이전에 김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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