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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외삼촌에 서훈 논란, 사회주의 계열 유공자들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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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외삼촌에 서훈 논란, 사회주의 계열 유공자들에 ‘불똥’

입력
2016.06.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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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정서 고려한 심사기준 적용”

보훈처, 상훈법 개정 추진

김산 등 수십 명 박탈 가능성

유족 반발ㆍ사회적 혼란 우려

박승춘 보훈처장이 28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기 위해 발언대로 나온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하지만 박 처장은 해임결의안을 제출한 야당의 반대로 업무보고를 못하고, 자리에 앉아 답변을 하는데 그쳤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박승춘 보훈처장이 28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기 위해 발언대로 나온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하지만 박 처장은 해임결의안을 제출한 야당의 반대로 업무보고를 못하고, 자리에 앉아 답변을 하는데 그쳤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김일성의 외삼촌(강진석)에 대한 서훈 논란이 사회주의 계열 국가유공자 전체로 번졌다. 보훈처가 상훈법을 개정해 연좌제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동휘, 장지락(김산) 등 역사적으로 널리 알려진 독립유공자 수십 명이 서훈을 박탈당할 처지에 놓여, 유족들의 반발과 사회적 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보훈처는 29일 “(법 개정을 통해)김일성의 친인척과 북한 고위층 관련 인물에 대한 서훈을 이른 시일 내에 취소하겠다”며 “국가정체성과 국민정서를 고려한 새로운 공훈심사 기준을 적용하도록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과의 대결구도가 첨예해지는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배치되는 유공자는 서훈을 박탈하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상훈법에 따라 연좌제를 배제하고, 본인의 공적만으로 유공자를 선정하고 있다. 김일성의 삼촌인 김형권(2010년)과 외삼촌인 강진석(2012년)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자 민원이 제기됐고, 보훈처는 지난해 10월 공적심사위원회를 열어 강진석에 대한 서훈을 보류했다.

하지만 심사 결과 문제가 없어 다시 명단에 포함시키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전날 국회 정무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 부분을 물고 늘어졌다. 박용진 의원이 “(본인의 독립운동 공적만으로 유공자를 판단한다면) 광복 이전에 사망한 김일성의 부모인 김형직과 강반석에게도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훈장을 줄 수 있느냐”고 질의하자 박승춘 보훈처장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보훈처는 “강진석이 광복 전(1942년) 사망해 북한 정권에 참여하지 않았고 일제시대 독립운동에 참여한 공적 내용이 현행 포상 기준에 합당하다”며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가, 불과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보훈처는 이날 김일성의 친인척과 함께 박헌영 남로당 책임비서의 부인 주세죽(2007년 건국훈장 애족장)과 김철수 조선공산당 중앙집행위원(2005년 건국훈장 독립장), 한인사회당을 창당한 이동휘(1995년 건국훈장 대통령장), 고려공산청년회 책임비서 권오설(2005년 건국훈장 독립장), 조선민족해방동맹을 결성한 장지락(일명 김산ㆍ2005년 건국훈장 애국장) 등을 주요 사회주의 계열 독립유공자 포상 사례로 들었다. 보훈처 관계자는 “일단 김일성 친인척의 서훈 취소가 먼저”라며 “사회주의 운동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애매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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