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산 포항 대비 경쟁력 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 미지수
“구미공단 곡소리 안 들리나… 소비성 행사에 웬 혈세 낭비” 성토
경북 구미시가 9월에 개최할 제1회 구미시민한마음축제 때 2억5,000만 원이나 들여 불빛축제를 열기로 해 논란이다. 서울 부산 포항 등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동네잔치’에 불과한 행사에 몇 십 분만에 수억 원을 쓰겠다는 계획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목소리가 높다.
구미시는 9월 24일 구미시 낙동강 동락공원부근에서 수변 도시로서의 대표성 확립과 대외적 이미지 제고 등을 명분으로 불꽃축제를 열기로 했다. 최근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었고, 28일 제안서 접수에 이어 7월 초 용역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반대하고 나섰다.
구미경실련과 구미참여연대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불꽃축제는 이미 경북 포항시와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서 선점한 데다 계절성 관광휴양과 연계된 것이어서 지역 여건에 맞지 않다”며 “낙동강수상불빛축제는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외이미지제고는커녕 예산낭비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체육대회나 대형 축제 개막식이나 폐막식 때 수천만 원을 들여 하는 것과 달리 단순 동네잔치에 2억5,000만 원이나 들이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이다.
이들 단체는 또 “구미시는 내년 박정희 탄생 100주년 사업으로 시민단체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박정희 뮤지컬과 불빛축제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구미시는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게다가 구미국가산업단지가 단지 조성 이후 최대의 위기상황으로 내몰리는 가운데 이 같은 소비성행사에 거액을 투입하는데 대한 시민들의 반감도 거세다.
구미공단은 수출과 고용은 줄고 실업급여 지급은 급증하고 있다.
구미시 등에 따르면 구미지역 수출은 2013년 367억 달러를 정점으로 2014년 325억 달러, 지난해는 273억 달러로 급감했고, 올 들어서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고용도 지난해 말 10만2,200명이던 것이 올 들어 4월말에는 10만 545명으로 줄었다. 대기업이 생산거점을 해외로 옮기면서 중소기업도 동반이전이 가속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구미지역 실업급여 지급액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3년 348억4,300만 원, 2014년 412억900만 원, 지난해는 473억2,200만 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박모(53ㆍ구미시 인동동ㆍ자영업)씨는 “불꽃이든 불빛이든 서민들에게 2억5,000만원은 엄청난 돈인데, 30분만에 연기로 사라질 불꽃놀이에 그만한 돈을 투입할 형편인가”라며 “대기업들의 사업구조 재편으로 구미공단은 지금 곡소리가 나고 있는데 구미시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김모(40ㆍ회사원)씨도 “구미시는 괜찮다고 하는데 구미공단 종업원들이나 자영업 하는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르다”며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 중에 아직도 구미에 남아 있는 사람은 10%도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최인혁 구미참여연대 사무국장은 “구미시는 이 행사를 기획하면서 생산유발효과와 시민의 화합을 도모하고 구미시를 알리려 한다고 했으나 지금처럼 관광객 유치와 경제활성화에 대한 명확한 근거도 없이 예산과 행정력 낭비 등 막연한 장밋빛 효과와 치적에 대한 기대로 사업을 추진하면 막대한 세금과 예산만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도 “불경기로 시민들의 신경이 날카로운 이때 소비성 예산을 절감해 경제살리기와 복지에 투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꿈을 상징하는 불꽃은 구미의 도시이미지와 시민의 화합을 도모하고 수변문화도시로서의 가치 등을 홍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현재 타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불꽃 축제와 차별화해 조명, 레이저 등이 융복합 첨단산업도시 구미에 걸맞은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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