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 발생한 금산 화학공장 불산 유출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해당 공장과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사고 원인 및 과실 여부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9일 금산경찰서에 따르면 불산 유출 사고가 난 군북면 조정리 램테크놀러지(램테크) 화학공장과 용인 본사에 대해 지난주 압수수색을 벌여 문제가 된 설비 구매 서류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압수수색은 불산 이송 배관의 필터하우징 안전장치가 녹아버려 제 기능을 못해 사고가 발생한 만큼 설비 도입 및 관리 상에 문제가 없었는지, 관리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화학물질이 유출됐을 때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한 자동펌프가 수동으로 설정돼 제 기능을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과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앞서 해당 화학공장의 CC(폐쇄회로)TV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한 결과 정확한 사고발생 시간은 오전 5시 5분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를 통해 업체가 사고 신고를 1시간 이상 지연한 사실은 일단 확인했다. 또 사고 당시 현장에 아무도 없어 곧바로 조치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참고인으로 조사했던 램테크 금산공장 생산라인 직원 11명 가운데 일부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경찰은 현재 진행 중인 압수수색 자료 분석 결과와 다음 주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검사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결론짓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필요할 경우 수사 대상을 램테크 용인 본사 임직원까지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사고가 난 설비의 도입 및 설치, 관리 상의 문제는 물론, 본사 차원에서의 책임 문제가 있는지 따져보기 위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일단 압수수색한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고, 국과수 검사 결과가 나오면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환경부의 2차 합동 현장조사결과 램테크에서 7건의 화학물질관리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온 만큼 관련 기관의 특사경 등과 협조해 수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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