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가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마지막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큰 틀에선 입장 정리가 됐지만 의장 단일화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신경전이 이어지고, 특정 상임위를 차지하기 위한 협상도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29일 시의회에 따르면 30일 후반기 의회 의장과 1, 2부의장, 다음 달 1일 상임위원장을 각각 표결을 통해 선출할 예정이다.
15명의 의원들은 일단 의장과 제2부의장을 제1당인 더민주가 가져가고, 1부의장은 새누리당 의원을 선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행정복지위, 산업건설위, 운영위, 교육위 등 4개 상임위원장은 양 당이 각각 2개씩 나눠 맡기로 했다.
더민주에서 의장 자리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는 더민주 원내대표인 박영송 의원을 비롯해 서금택ㆍ고준일 의원 등 3명으로 압축된다. 하지만 더민주 소속 의원(8명)들은 수 차례 당내 논의에도 불구하고, 마지노선인 이 날까지 의장 단일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세종시당이 보다 못해 의원들을 소집, 원만한 합의를 유도했지만 의원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더민주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문흥수 후보를 도왔던 고준일 의원은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표결도 불사한다는 입장까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집안 싸움이 계속되면서 더민주에서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임상전 의장의 후반기 의장 도전설까지 나온다. 여기에는 새누리당이 임 의장의 불출마를 전제로 후반기 의장을 양보했지만, 당내 후보를 단일화하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더민주가 내홍을 풀지 못하면 새누리당에 의장직을 ‘어부지리’로 내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새누리 의원 6명에 무소속 1명, 더민주의 이탈표까지 더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다.
상임위 구성도 순탄치 않다. 중심에는 예결위원장이 있다. 새누리가 전반기 더민주에 의장을 양보하면서 약속 받은 예결위원장을 요구했지만, 더민주는 1부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 이외에는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영송 더민주 원내대표는 “당내 의장 후보 단일화를 위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의견이 완전히 모아지진 않았다”며 “정해진 시간 내 후보 단일화와 상임위 구성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대 새누리 원내대표는 “더민주와 계속 협의는 하겠지만, 후보 단일화가 안 된다면 우리당에서도 의장 후보를 낼 수 있다”며 “예결위원장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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