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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집어삼킨 英 여야 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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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집어삼킨 英 여야 지도부

입력
2016.06.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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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빈 노동당 대표 불신임안 통과

보수당도 차기 대표 선출 일정 확정

브렉시트 반대 운동을 벌였던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당수가 27일 런던 의회 광장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마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브렉시트 반대 운동을 벌였던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당수가 27일 런던 의회 광장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마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에 대한 책임 논란으로 여야 지도부가 동시에 휘청거리고 있다. 집권 보수당은 국민투표 직후 사임 의사를 밝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후임 선출 절차에 착수했고, 노동당 역시 제러미 코빈 대표에 대한 불신임안을 두고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영국 노동당이 코빈 대표 불신임안에 대해 내부 투표를 진행한 결과, 사퇴 찬성 측이 172표로 반대(40표)를 크게 압도했다. 전체 노동당 소속 의원(229명) 중 75%에 달하는 숫자다. 영국 언론들은 “브렉시트 여파로 영국의 조기 총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코빈 대표가 노동당의 총선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당내 반발에 따른 결과”라고 풀이했다. 투표에 앞서 예비내각 의원 3분의 2가 코빈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자진 사임한 바 있다.

다만 노동당 규정 상 불신임안 투표는 구속력이 없다. 때문에 코빈 대표는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면서 버티고 있다. 코빈 대표는 “나는 노동당원 60%의 지지를 받아 민주적으로 선출된 당수”라며 “사임은 그들의 희망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규정에 따르면 차기 대표 희망자가 의원 20%의 지지 서명을 받아 경선을 제안해야 전당대회 내지는 지도부 교체 선거가 실시된다. 이를 근거로 예비내각 산업장관이었던 안젤라 이글 의원이 지지 세력을 집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당 또한 같은 날 캐머런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대표 선출 일정을 최종 확정했다. 보수당 집행위원회는 애초 보수당 원로그룹인 ‘1922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9월 2일로 예정했던 당수 선출을 일주일 미뤄 9월 9일에 시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캐머런 총리는 24일 국민투표 결과 발표 직후 보수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시점까지만 직위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기 보수당 당수로서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 주인공으로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과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영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29일 시작되는 차기 당수 후보자 등록을 위해 존슨 전 시장은 보수당 의원 100명, 메이 장관은 70~80명의 지지를 확보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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