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환(왼쪽)-이대호/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도전'을 택한 동갑내기 친구들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실력을 인정을 받고 있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과 이대호(34·시애틀)가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이 뽑은 올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신인에 선정됐다.
ESPN은 29일(한국시간) '올 시즌 신인 톱 10'을 선정했다. 이대호는 9번째, 오승환은 10번째로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SPN은 이대호에 대해 "시애틀이 영입할 때 장타에 대한 의심은 없었지만, 수비와 적응, 타율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 때문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헤수스 몬테로와 스테판 로메로 등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개막 로스터에 진입했고, 현재까지 맹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 매체는 "이대호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이대호가 합류하면서 시애틀은 지난해보다 깊이 있는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제리 디포트 시애틀 단장도 "이대호는 나설 때마다 희망을 품게 된다"며 만족해했다.
오승환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ESPN은 "오승환은 내셔널리그 최고의 구원 투수다"며 "시속 148~150km정도의 패스트볼이 컷 패스트볼 혹은 싱킹 패스트볼처럼 변화가 크다"며 "디셉션(구종을 숨기거나 공을 놓는 시점을 달리하는 동작)의 왕이다"고 오승환의 장점을 칭찬했다.
시즌 초반 중간 투수로 팀이 원하면 언제든 마운드에 올랐던 오승환은 이제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구원 투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당초 팀의 마무리를 맡았던 트레버 로젠탈이 부진으로 흔들리면서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로 인정을 받고 있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단장은 "오승환은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해줬다. 그는 훌륭한 투수고 좋은 동료다"며 치켜세웠다.
도전을 멈추지 않은 이들이기에 더 의미가 깊다. 오승환과 이대호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각각 마무리 투수와 4번 타자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정상에 올라서도 만족하지 않았다. 이대호와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했고 일본 무대도 평정했다. 이들은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 나이로 서른 다섯이라는 조금 늦은 나이에도 미국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리고 아직 한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그들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편, 이날 오승환은 캔자스시티와 경기에서 8-4로 앞선 9회 팀의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볼넷과 안타 2개를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지만 대타 알렉스 고든과 4번 타자 에릭 호스머를 연속 범타처리하면서 경기를 마쳤다.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1.62로 낮아졌다.
이대호는 피츠버그와 경기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디트로이트전부터 6경기 연속 선발 기회를 잡은 이대호는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물오른 타격감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즌 타율은 0.290으로 올랐다. 시애틀은 5-2로 이겼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