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1300여마리 살처분
도축된 3393마리분 고기도 폐기
발생 농가 10㎞이내 이동제한조치
제주지역에서 18년 만에 돼지열병(돼지콜레라)가 발생해 돼지 1,300여마리를 살처분하는등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지난 28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소재 B양돈농가에서 돼지열병 발생이 확인됨에 따라 해당 농가와 주변 농가 돼지에 대해 긴급 살처분 및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도는 해당 농장에서 12마리의 돼지 가검물을 채취해 국립농림축산검역본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28일 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돼지열병은 법정 1종 가축전염병으로서 사람에게 감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은 아니지만 돼지들은 고열, 설사, 유ㆍ사산 등 번식장애를 발생하고 치사율이 매우 높은 전염병이다.
방역당국은 전날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난 B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를 방역대로 설정하고 통제초소를 세워 돼지의 이동을 통제하는 한편 농장에 남아 있던 돼지 423마리에 대해서는 살처분 중이다.
또 전날 B농장에서 출하한 돼지 37마리와 함께 도축돼 도축장 보관 중인 다른 농장의 3,393마리분 돼지고기도 오염이 우려돼 전량 폐기하도록 했다. 당시 도축장에 있던 924마리도 교차오염이 우려됨에 따라 살처분키로 했다.
방역대상은 B농장을 중심으로 3㎞ 이내 위험지역에는 65개의 양돈농가가, 3∼10㎞ 경계지역에는 85개 농가가 있다. 이들 농가들이 사육 중인 돼지는 27만2,000마리다.
도는 방역대상 농장의 돼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살처분 등의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제주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한 것은 1998년 이후 18년만이다. 제주에서는 1997년부터 돼지열병과 오제스키병에 대한 백신 미 접종 정책을 시행했다. 1998년 마지막으로 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1999년 12월18일 돼지전염병(열병, 오제스키) 청정지역임을 전 세계에 선포했다. 다만 이번 돼지열병 확산 정도에 따라 돼지전염병 청정지역 지위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를 맞게 됐다.
도 방역당국은 “돼지전염병 청정지역 선포 이후 도내에서 검출된 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모두 병원성이 없는 백신 균주 바이러스였지만 B농장에서 처음으로 병원성이 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해당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처음 검출됐던 바이러스와 거의 유사하지만 유입 경로는 더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발생한 돼지열병이 방역대 밖으로만 확산되지 않는다면 제주지역 돼지전염병 청정지역 지위는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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