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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정상들 "빨리 나가라" 英 캐머런 "급할 게 없다"

입력
2016.06.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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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후 첫 정상회의…메르켈 “영국에 어떠한 특권도 허용하지 않을 것”

AFP 연합뉴스
AFP 연합뉴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Brexit) 결정 이후 처음으로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영국의 향후 진로를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은 신속한 탈퇴 협상을 요구한 반면 캐머런 총리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영국에서는 재투표 여론이 확산되면서 영국과 유럽공동체의 미래를 점치기는 더욱 어렵게 됐다.

캐머런 총리는 28일(현지시간) EU본부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을 잇따라 만나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설명하고 향후 협상 방안을 논의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어 EU 정상회담에 참석해 “브렉시트 절차 개시를 위한 리스본조약 50조 발동은 차기 총리의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캐머런 총리가 10월 사퇴 의사를 밝힌 점에 비춰 볼 때 영국의 탈EU협상이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나머지 EU정상들은 신속한 협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포스트 브렉시트’체제의 경착륙을 예고했다. 영국을 제외한 EU 정상들은 28일 브뤼셀에서 회담을 갖고 영국이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신속히 EU 탈퇴 협상을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연방의회 연설에서 영국의 EU 탈퇴 협상과 관련해 “가족에서 탈퇴하기를 원하는 누구라도 특권만 누리고 의무는 지지 않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영국에 예외특권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과 함께 27일 베를린에서 회담하고 “영국이 탈퇴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어떤 협상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브렉시트를 이끌었던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는 이날 유럽의회 회의에 참석했다가 융커 위원장한테서 면박을 받았다. 융커 위원장은 “당신(패라지 대표)은 우리에 맞서 ‘탈퇴’를 위해 싸웠는데 여기 있어 놀랐다”며 “오늘이 당신이 (유럽의회에서) 박수를 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비꼬았다.

런던=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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