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영향 제한적” 전망에
한ㆍ중ㆍ일 2거래일 연속 상승
“EU정상회담서 안정조치 나올 것”
유럽 주요 증시도 기대감 반영
국내 증시 외국인 순매도 확대
패닉 장세 재연 우려는 여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ㆍBrexit) 충격으로 요동쳤던 국제금융시장이 점차 냉정을 되찾고 있다. 아시아 증권시장이 이틀째 오른 데 이어 유럽ㆍ미국 증시도 하락세를 마감하고 반등하고 있다. 그러나 EU 추가 탈퇴 확산 등 브렉시트가 몰고 온 정치ㆍ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28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초반 하락세를 타던 코스피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부의 유동성 공급 소식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9.37포인트(0.49%) 오른 1,936.22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일 대비 11.18포인트(1.72%) 오른 659.30로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도 11원이나 급락하며 원화 약세에서 벗어났다.
아시아 다른 주요국 금융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중국 상하이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0.09%, 0.58% 올랐다.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브렉시트 결정(24일) 이후 2거래일(27ㆍ28일) 연속 상승한 것이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급락세를 탔던 유럽 주요 증시도 장중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 기준 영국 FTSE100지수, 독일 DAX30지수, 프랑스 CAC40지수 모두 2%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24일 폭락→27일 하락폭 축소→28일 상승 전환의 흐름이다. 유럽 증시가 반등세로 돌아선 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EU 정상회담에서 시장 안정 조치가 나올 거란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전날 파운드당 1.3118달러를 기록하며 1985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를 썼던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이날 오전 11시35분 현재 전일 종가보다 0.79% 오른 1.33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 위에 서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무디스ㆍ스탠더드앤푸어스ㆍ피치) 중 24일 무디스에 이어 27일 스탠더드앤푸어스ㆍ피치가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1~2단계 낮춘 건 그만큼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독일에 이어 EU 회원국 중 경제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영국이 빠지게 된 만큼 EU의 경제 충격도 불가피하다. 또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강세는 미국 경제에 악영향이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달러화 강세로 미국 수출산업 위축과 투자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는 브렉시트로 인해 유로존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미국은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EU정상회담에서 브렉시트 수습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겠지만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 역시 언제든 크고 작은 추가 충격에 패닉 장세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24일 1,498억원→27일 2,372억원→28일 3,708억원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불길한 징조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9%(434조원ㆍ5월 기준)에 달한다. 김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까지 오를 경우 외국인이 4조원 이상 매도하며, 코스피 지수를 1,800~1,850선까지 끌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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