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비례대표 1번 ‘삼총사’가 똘똘 뭉쳤다. 20대 국회에서 각 당 비례대표 1번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새누리당 송희경,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이 28일 국회의원 연구단체인‘제4차 산업혁명포럼’을 공동으로 출범시키면서다. 각 당의 상징인 비례대표 1번들이 초당적으로 손을 맞잡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20대 국회 협치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산업혁명 포럼 창립총회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의장,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여야 의원 30여명이 참여하는 포럼은 미래먹거리인 ICT(정보통신기술)산업 활성화와 기초ㆍ응용과학분야 R&D(연구개발) 혁신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현장방문과 정책세미나 등을 하며 그 결과를 여야 공동으로 입법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목적이다. 세 의원은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념과 색깔이 다른 여야 비례대표 1번이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17대) 이후 최초로 의기투합할 수 있었던 것은 이공계 출신이라는 공통분모 때문이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과 KT전무를 지낸 송 의원은 정보통신 전문가로 산업계를,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출신인 박 의원은 학계를, 물리학자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을 지낸 신 의원은 과학기술 연구분야를 대표하는 등 세 사람이 모인 것 자체가 전형적인 산학연 모델이다. 19대 국회만 해도 여야 비례대표 1번은 여성과학자인 민병주(새누리당) 전 의원과 전태일 열사 여동생으로 유명한 노동전문가 전순옥(민주통합당) 전 의원으로 분야가 상이해 교류가 없었다.
이들이 이른바 ‘도원결의’를 다진 것은 지난 3월 말 한 언론사가 주최한 좌담회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송 의원은 “처음 만났는데도 분야가 비슷해서인지 마음이 잘 통했다”며 “저보다 위인 신 의원님을 언니로 모시고 박 의원님은 동생으로 여기면서 많이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이후 공식적으로만 10차례 가까이 만난 세 의원은 지난 24일에는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함께 방문해 협치 의지를 다졌고, 27일에는 한국과학우주청소년단의 공동 부총재로 나란히 추대됐다.
3당 비례대표 1번들이 이례적으로 뭉친 만큼 이들의 활동에 대한 기대도 크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창립총회에서 “여야 3당 비례대표 1번 의원님들이 협치 모델을 국민께 선보였는데 지금 이 모습을 국민들이 보며 든든해할 것 같다”고 기대를 보였다.
포럼은 오는 7월 8일 ‘ICT법제 개선 토론회’를 시작으로 향후 정기적인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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